국제 국제일반

혼다, 日 빅3 중 나홀로 추락

올 9월까지 한국 판매량 작년보다 42%나 줄어… 닛산 등 회복세와 대조 <br>"신차 출시로 도약" 불구 전략부재·차별화 미흡


일본차 업체들이 동일본 대지진의 악몽에서 벗어나 점차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혼다코리아만이 침체의 늪에서 빠져 나오지 못한 채 울상을 짓고 있다. 잇따른 신차 출시로 명예 회복에 나설 계획이지만 시장 변화를 읽지 못하는 전략 부재로 추락의 골이 깊어지는 양상이다. 10일 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올 9월까지 혼다코리아의 국내 판매량은 총 2,419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 4,205대보다 42.5%나 감소했다. 중형 세단 어코드는 1,642대가 팔려 지난해(2,784대)의 60% 수준에 불과하고 2007년 수입차 판매 1위를 기록했던 CR-V나 월드 베스트 모델인 준중형 시빅도 반토막 이상 나며 맥을 못 추고 있다. 플래그십 모델 레전드는 고작 25대만 팔린 채 소리 소문 없이 판매가 중단된 상태다. 일본차 빅3 업체인 토요타코리아(렉서스 포함)와 한국닛산(인피니티 포함)이 상반기 부진하다가 점차 회복세를 보이는 것과는 완전히 대조적인 모습이다. 토요타는 코롤라의 부진에도 불구하고 프리우스와 렉서스 ES350 등이 꾸준한 인기를 보이며 지난해 판매량을 거의 회복했다. 닛산도 큐브의 인기에 힘입어 지난해 판매량의 76% 수준까지 올라섰다. 업계에서는 혼다가 유독 부진한 이유에 대해 변화된 시장 환경에 적응이 부족한 것을 이유로 꼽고 있다. 경쟁사인 토요타는 고유가에 대응하는 하이브리드 차량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하이브리드 대표 차종인 토요타 프리우스는 지난해 764대에서 올해는 1,220대나 팔려 59.7%의 판매 신장을 기록 중이다. 지난 2월 출시된 렉서스 CT200h도 790대의 판매량으로 선전하고 있다. 닛산은 큐브에 이어 소형차 마치 출시를 검토하며 독특한 디자인의 중소형 차량으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닛산의 큐브는 독특한 디자인에 2,000만원대 초중반이라는 저렴한 가격을 앞세워 9월 439대의 실적으로 수입차 판매 3위에 올랐다. 혼다가 9월에 총 판매한 153대에 3배에 이르는 수치다. 이처럼 토요타와 닛산이 발 빠르게 시장에 대응하고 있지만 혼다만이 정중동의 자세를 유지하는 것을 두고 시장에서는 '전략의 부재' '무사안일'이라고 평한다. 보유 차종이 적은 것도 혼다의 흠이다. 수입차 고객층이 20~30대 젊은 연령대에서 60대 이상 노년까지 다양하게 확산되는데 차량 선택권이 부족하다는 것. 혼다에서는 현재 어코드와 CR-V, 시빅, 인사이트만이 판매 중이며 최근 출시된 스포츠 하이브리드 CR-Z를 포함해도 5종에 불과하다. 토요타와 닛산이 각각 렉서스와 인피니티라는 고급 브랜드로 차별화된 브랜드 전략을 꾸리는 것과 달리 혼다는 고급 브랜드인 어큐라의 수입 시점조차 못 잡고 있다. 미국 등에서 어큐라 브랜드로 판매되는 혼다의 플래그십 모델 레전드는 최근 판매가 중단됐다. 혼다의 약세에 대해 정우영 혼다코리아 사장은 "CR-Z를 시작으로 11월 시빅의 가솔린과 하이브리드 모델, 12월 풀 체인지된 CR-V를 통해 재도약하는 기회로 삼겠다"고 강조하고 있다. CR-Z가 틈새 시장에서 고객층을 흡수하고 글로벌 볼륨 모델인 시빅과 CR-V 신형이 충분히 경쟁 모델에 비해 앞선다는 자신감의 표현이다. 그러나 이들 모델의 출시에도 판매가 부진하다면 혼다의 침체는 내년에도 당분간 지속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관련기사



김광수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