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돈 은행편중' 완화 금융안정 조짐

'돈 은행편중' 완화 금융안정 조짐"시장안정대책·구조조정 효과" 조심스런 관측 하반기 자금시장 기상도는 예보하는 시각에 따라 「맑음」과 「궂음」이 극단적으로 교차하고 있다. 워낙 시장에 영향을 미칠 중대한 변수들이 산재해 있는데다, 그 해석도 극단적으로 교차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이달 시장에 나타나는 징후들은 앞으로 6개월~1년의 자금흐름을 예측하는 중요한 근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더욱 크다는 지적이다. 특히 「금융안정」으로의 연착륙 가능성을 가늠하는 중요한 시기라는 점에서 금융당국은 위기를 넘겼다고 안도하기 보다는 살얼음판을 걷는 느낌으로 시장을 주시하고 조정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자금 편중 완화 가능성=지난 상반기 내내 시중자금은 우량은행으로만 몰렸다. 그것도 소매금융에 치중하는 몇몇은행의 예금계정(은행고유계정)으로만 돈이 몰려 기업금융분야에는 돈이 쓰이지 않았다. 중견그룹자금난은 기본적으로 이같은 자금편중구도에 기인한다. 회사채와 기업어음을 사는 기반이 되는 은행신탁계정과 투신 수탁고는 수십조원의 자금이 빠져나가 기업으로의 돈줄은 완전히 봉쇄되고, 예금으로 늘어난 자금은 거의 가계대출과 국공채등 「안전한 곳」으로만 흘러간 것이다. 이같은 자금편중현상은 불안심리 때문이다. 대우채 문제에서 시작된 투신권과 은행신탁의 부실화는 「실적배당형상품」에 대한 고객들의 심리를 완전히 냉각시켰다. 이러한 지난 1년간의 자금흐름이 최근의 시장안정대책과 구조조정의 진전으로 물줄기를 돌릴 수 있을지가 최대의 관심사. 은행과 투실의 부실이 공개되고 개략적인 2차 구조조정의 가닥이 잡힌 시점인데다, 정부가 개입해 채권펀드를 조성하는 등 금융시스템 전반의 불안요인을 걷어내려는 즈음이어서 자금편중의 악순환이 방향을 틀 수도 있다는 조심스러운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투신·증시 동시 회생 가능할까= 그동안 자금이 썰물처럼 빠져 나갔던 투신권에 최근 자금환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월 20조원씩 빠져 나갔던 투신권 자금은 올들어 유출 속도를 현격히 줄인데 이어 최근에는 조금씩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실제 주식형 수탁고는 올들어 1월 2조2,373억원, 2월 3조1,572억원, 3월 3조9,509억원, 4월 1조2,875억원 등 점차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으며, 공사채형은 지난 2월 16조8,781억원 감소에서 3월 -9조5,780억원, 4월 -6조4,881억원 등으로 감소폭이 둔화되고 있는 게 사실. 특히 이달 중순부터 본격 판매에 나설 비과세상품에 대한 고객의 반응이 좋아 예약 판매액이 이미 1조원을 넘어서는 등 벌써부터 절반의 성공이란 평까지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한국투신은 지난 2일 현재 2,800억원에 달하는 예약을 받은 상태며, 현대투신은 바이코리아 비과세신탁(가칭)의 예약판매액이 1,800억원에 이른다. 대한투신도 비과세채권 투자신탁 1·2호, 혼합투자신탁, 국채투자신탁 등을 통해 1,200억원의 예약판매고를 올렸으며, 삼성투신 역시 1,120억원의 예약판매 현황을 보이고 있다. 투신업계는 이같은 추세대로라면 최소한 5조원 정도의 시중자금은 끌어 들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특히 채권전용펀드 가동, 사모펀드 및 M&A 펀드 허용, 투신권 부실공개에 대한 시장의 긍정적 반응 등 주변여건도 우호적이어서 투신권으로의 자금유입은 가속도가 붙을 것이란 전망이다. 투신업계의 한 관계자는 『투신사의 구조조정이 은행보다 빨리 이뤄지고 있어 은행으로 집중됐던 시중자금이 높은 수익률을 쫓아 투신사 등으로 재유입될 가능성이 크다』면서 『이같은 추세는 이번주부터 본격적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투신권으로의 신규자금 유입이 증가한다는 것은 금리안정으로 이어지고, 이는 또다시 증시로의 자금을 촉진한다는 차원에서 의미가 크다』고 덧붙였다. 실제 투신권으로의 자금유입이 늘어나면서 채권금리는 근래 보기드물게 안정세를 보이고 있으며, 이는 재차 고객예탁금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이와 관련, 지난달 2일 93조8,610억원으로 연간 최저치를 기록했던 고객예탁금은 이후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면서 100조원대로 다시 늘어 났다. /고진갑기자 GO@SED.CO.KR 성화용기자 SHY@SED.CO.KR입력시간 2000/07/03 19:31 ◀ 이전화면

관련기사



고진갑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