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사설] 금융업계에 환란직전 징후가 있다니

12월 말 결산법인의 지난해 영업실적에서 특징적인 것은 금융업이 환란 이 후 최악의 경영실적을 기록했다는 점이다.제조업의 경우 매출은 다소 감 소했으나 순이익은 사상최대를 기록하는 호조를 보였음에도 금융업의 대규 모 적자로 인해 전체 상장기업의 순이익은 전년보다 30% 이상 줄어드는 결 과를 가져왔다. 금융업의 부진은 신용카드와 가계대출의 대규모 부실로 인해 어느 정도 예 상됐던 결과였지만 12개 상장 금융사가 지난해 기록한 7조원 규모의 순손실은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의 11조8,196억원 이후 최악의 실적이다. 물론 LG카드의 5조6,000억원 규모의 순손실이 금융업적자의 큰 비중을 차지하곤 있어도 국민은행 등 대부분의 은행들이 적자로 반전된 것은 금융산 업 전반에 근본적인 문제가있음을 말해준다. 이 같은 상황에서 최근 이근경 금통위원이 연구보고서를 통해 우리나라 은 행들의 수익ㆍ자본 구조와 위험관리 수준이 초보적 수준에 머물고 있으며일부 은행은 외환위기 때 도산한 은행의 특징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주장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그처럼 혹독한 시련을 거쳤으면서도 금 융업계가 환란상황을 다시 맞을 징조가 있다니 걱정이 아닐 수 없다. 이 위원은 국내 은행들의 자기자본 비율이 6%를 넘지 못하고 이마저도 공적자금 투입에 의한 것이라면서미국 은행들의 자기자본 비율 중 4%가 이 익적립금에 의한 것인데 국내 은행들의 이익적립금은 1%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신용위험 관리도 담보비율 축소나 만기의 단기화와 같은 원시적인 방법에머물고 있고이자 이외의 수입구조도 외국 은행들이 금융자산 관리나 투자자문과 같은 고부가가치 구조임에 비해 우리 은행은 환전ㆍ송금수수료가 고작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이처럼 취약한 자본구조와 위험관리 체제 속에서 높은 이자부담이 따르는후순위채 발행 등을 통해 자본을 조달해 외형 및 신용공급 확대경쟁을 벌인 결과가 가계대출 및 신용카드의 부실이고400만명에 이르는 신용불량자 문제다. 최근 들어 가계대출과 신용카드 외에 은행의 기업대출마저 부실화 하는 조 짐이고 씨티은행 등 글로벌금융그룹과 직접경쟁을 벌여야 하는 등 국내 금 융산업은 갈수록 태산이다.금융산업에 다시 한번 혁신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저작권자ⓒ 한국i닷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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