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흑자 월드컵을 치르자] 경제특수 호기

[흑자 월드컵을 치르자]경제특수 호기 생산유발 8조·고용창출 24만명 경제효과 '메가톤급' 2002년 5월31일 세계인의 눈과 귀가 쏠릴 월드컵축구대회. 이제 꼭 1년 남았다. 한국은 아시아에서 처음 열리는 월드컵을 5년전 일본과 공동으로 유치한 뒤 그 동안 외환위기 등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성공적인 대회 개최를 위한 제반 준비를 진행해 왔다. 월드컵의 경제특수와 우리의 준비 상황을 3회에 걸쳐 짚어본다. 1조6,000억원에 달하는 경기장 건설비, 97년 이후 불어 닥친 경제한파, 일본과의 공동개최로 인한 수익 분산. 이 같은 악조건 속에서 우리는 2002년 월드컵을 흑자로 이끌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우선 손익계산서를 뽑아보면 월드컵에 투자되는 비용은 경기장 건설비와 소비 등을 포함 2조2,000억원, 그러나 수익에 대한 기대는 이를 훌쩍 뛰어넘는다. 한국개발연구원(KDI)에 따르면 국민 소득증대 효과 3조7,000억원에 생산 유발효과는 8조원에 달한다. 여기에 경기장과 도로, 숙박시설 등 사회간접자본(SOC)을 건설하는데 필요한 노동력을 포함, 새로 창출되는 취업기회는 24만5,000여명에 달할 것으로 분석된다. 또 관광수입 3억6,000만달러와 입장권 해외판매 수입 1억달러 등 외화유입도 만만치 않은 규모일 것으로 추정된다. 게다가 월드컵 개최로 기대되는 경제적 효과는 이처럼 계량화할 수 있는 범주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올림픽을 능가할 정도로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월드컵의 개최로 국가이미지가 개선돼 경쟁력 강화는 물론 장기적으로 수출증대도 기대할 수 있다. 건설, 관광, 서비스산업과 낙후분야로 여겨져 온 스포츠마케팅 등 스포츠 관련산업의 비약적인 발전을 가져옴으로써 월드컵을 경제 기반의 확대와 선진화를 꾀할 수 있는 계기로 삼을 수 있다. 그러나 월드컵 개최가 반드시 긍정적 효과만을 가져오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준비가 철저하지 못하면 경제에 그늘을 지울 가능성도 있다. 지난 76년 올림픽을 유치한 캐나다 몬트리올은 대회 준비가 치밀하지 못한 탓에 대회가 끝난 뒤 거의 파산상태에 빠졌고, 경기장 시설과 부대시설의 과다한 건설비로 인한 부채가 10억달러에 달했다. 몬트리올시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세금을 올리고 복권을 판매했으며, 주정부의 재정지원을 받는 상태에까지 이르러 지역주민과 지역경제에 큰 부담이 됐다. 우리가 이런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서는 수입을 극대화하고 비용을 절감하는 '알짜 월드컵'을 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자원봉사자 등 민간부문의 인적ㆍ물적 자원을 최대한 활용하는 등 다양한 방안을 추진하고 경기장 등 시설을 문화, 여가 등 복합공간으로 활용하는 등 월드컵 관련시설의 사후 활용도를 높이는 방안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 대다수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또 우리 기업들도 오랜만에 찾아온 특수를 놓치는 실수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 월드컵 공식업체로 지정된 대기업들은 홍보 등 마케팅에 더욱 힘을 쏟아야 하고 중소기업들도 우리나라를 찾은 외국인들에게 우리 브랜드를 알리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결국 흑자 달성 여부는 월드컵 폐막 직후에 결정 나는 것이 아니라 대회 이후 제고된 국가 이미지를 발판으로 월드컵 효과를 얼마나 지속시키느냐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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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석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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