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독서] "인류로 태어남은 축복이란다"

유엔 사무총장 코피 아난이 60억번째 세계시민에게 보내는 축하편지 내용이다. 1999년 10월 12일은 지구의 인구가 60억번째에 달하는 날이다. 다시말해 지구상 어디선가 현재 인구의 60억번째에 해당하는 아기가 태어나는 말이다. 역사적인 순간이자 축복받을만한 일이 아닐 수 없다.이에따라 유엔은 이 사건을 기리기 위해 전세계에 걸쳐 유수한 작가들에게 글을 의뢰해 60억번째 세계시민이 될 아기를 축복해주기로 했다. 글을 위촉받은 작가는 세계 각국 문화의 특이성과 인류애라는 보편성을 보져주는 14명으로 압축되었다. 유엔은 이 책을 기획하면서 출간일정을 조정하고 해외 판권업무를 전담할 출판전문 실무 파트너로 네덜란드의 포디움 출판사를 지정했다.원고마감은 99년 7월 5일. 포디움 사에서 영역본을 완성해 세계 각국의 출판사로 보내 60억번째 세계시민이 태어나는 1999년 10월 12일 전세계에서 동시에 출간키로 한 것이다. 국내에서는 도서출판 들녘에서 10일 11일까지 책을 완성 출간키로 했다. 이름하여 「60억번째 세계시민에게 보내는 편지」이다. 아르헨티나 출신으로 칠레에서 추방당한 이후 미국에서 활동중인 작가 에어리얼 도프먼은 혹시 새로 태어날 아기가 지구촌 사람들의 극성과 세계문명에 대한 절망감에 빠져있지 않을까해서 「태어나기를 거부하는 아이에게」라는 편지를 보냈다. 혹시 아기가 이런 말을 듣게 될지도 모르는일 아닌가. 『우리만으로도 지구는 이미 만원이다! 우린 더 이상 아기를 원치 않는다!』 그러나 도프만은 인류를 대신해 이런 메시지를 보낸다. 『두려워 말아라, 아가야. 우리는 널 기다리고 있단다. 마침내 태어나게 될 너의 그림자를 향해 내가 그리고 우리가 더 이상 무슨 말을 할 수 있겠니?』 남아프리카 출신의 여류시인 안트예 크록은 「아프리카의 아이들에게 들려주는 희마의 자장가」라는 시를 만들었다. 「나는 떠도는 절망을 이겨내도록 너의 어깨뼈를 작은 날개로 만들어주고 싶다/(중략)밀레니엄으로 가는 길목에서/다가오는 시대는 부디 요란한 말뿐이 아닌/진정한 아프리카의 것이기를/그리고 아무렇게나 땋은 머리에 가느다란 목을 한/작은 계집아이가/먼지 나는 길을 걸어가며 시를 노래할 수 있기를」 글을 보낸 작가들은 이상과 계획, 전망, 꿈 등을 이야기한다. 시도 있고 우화도 있고 토론도 있는 글 들이다. 그들은 지난 20세기 동안 인류가 겪어왔던 기아와 전쟁 등 온갖 참혹한 현실과 그것들을 극복해간 용감한 인류의 이야기들을 함께 말한다. 60억번째 세계시민으로 태어난다는 것이 진정 하나의 축복임을 확신하고 있는 것이다. 이용웅기자YYO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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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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