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미국 언론에서 많이 들을 수 있는 말이 「B2B」다.「B2B」는 「BUSINESS-TO-BUSINESS」(기업대 기업)의 줄임 말로 기업간 전자상거래를 뜻한다. 야후나 아마존을 BUSINESS-TO-CONSUMER(기업대 소비자)라고 부른다면 무슨 뜻인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 인터넷 경제에서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는 분야보다는 시스코처럼 기업을 대상으로 인터넷 장사를 하는 B2B 분야가 크게 발전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시스코는 지금 미국 주식 시장에서 마이크로소프트를 제치고 1, 2등을 다투고 있다. 시스코는 인터넷에 필수적인 랜과 서버라는 하드웨어를 구축하는 기업인데, 이런 하드웨어를 모두 인터넷을 통해 주문을 받아 판매하고 있다.
인터넷으로 판매를 하면 어떤 이점이 있는지 AEROQUIP이라는 회사를 보자.
이 회사는 1953년에 오하이오 작은 마을에서 시작했으며 다양한 부품을 다른 공장에 납품하고 있다. 다른 공장에서 주문이 얼마나 들어올 지 잘 모르기 때문에 그동안 창고에는 40억 달러에 이르는 재고품이 쌓여 있었다. 그런데 몇 달 전부터 인터넷으로 직접 주문을 받으면서 창고에 재고품이 크게 줄고 있으며 앞으로 4년안에 10억 달러로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한다.
B2B를 도입하면 중간 상인 없이 직접 생산 기업에서 고객 회사로 주문을 받아 납품을 할 수 있어 관리비를 크게 줄일 수 있다. 필요 없는 생산을 줄이고 밀려드는 수요에 재빨리 대응할 수 있기 때문에 기업 생산성도 높아진다. 지금 미국 전체에서 B2B를 통해 인터넷 거래를 하는 기업은 약 30%정도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내년 말쯤에는 약 91%로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한다.
이에 따라 작년 1,140억달러였던 B2B 판매 규모도 2004년에는 1조5,000억 달러로 10배이상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B2B에서는 시스코와 같이 인터넷 하드웨어를 공급하는 분야도 중요하지만, 인터넷으로 주문을 받고 데이터베이스를 관리하는 소프트웨어에서 앞서가는 오라클도 앞으로 크게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오라클은 일찌감치 인터넷 HTML을 기반으로 하는 데이터베이스를 개발해 이 분야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오라클과 경쟁 관계에 있던 독일의 SAP은 뒤늦게 인터넷에 뛰어들고 있지만 시기를 놓친 것으로 보고 있다.
B2C 인터넷 기업들이 요즘은 거품이 빠지고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지만, 시스코나 오라클 같은 B2B 기업들 주식은 꾸준히 주가가 오르고 있으며, 앞으로도 이런 안정적인 성장을 계속할 것 같다. /정석근 미국 메릴랜드대 박사과정 JUNG@CBL.UMCES.EDU입력시간 2000/04/14 19: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