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실행액 전체시장 22% 차지국내업체들의 텃밭으로 여겨졌던 할부ㆍ리스시장에 외국계 업체들의 도전이 거세지고 있다. 특히 할부ㆍ리스시장의 토종 업체들은 아직 구조조정 중에 있거나 대금업으로의 전환을 모색하고 있는 경우가 많아 이들 외국업체들의 시장 잠식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상반기 외국계 리스사들의 리스 실행액은 2,396억원으로 전체시장의 약 22%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수치는 대부분 씨티리스를 제외한 외국계 리스사들이 대부분 지난해 연말부터 본격적인 영업을 시작한 것을 미루어볼 때 가히 폭발적인 성장이라고 할 수 있다.
지난해 8월부터 영업을 시작한 BMW리스와 컴팩파이낸스가 각 182억과 649억의 영업실적을 올린데 이어 GE캐피탈도 408억원의 영업실적을 기록해 리스업 진출 반년만에 이들 세 업체의 시장점유율이 12%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국내시장의 수입차 붐과 함께 BMW리스는 지난 상반기 182억원의 리스 실행액을 올려 매달 약 30%이상의 고성장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GE캐피탈은 미국 본사가 가지고 있는 대금업의 노하우를 살려 국내에서도 대규모 소비자 금융사업을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GE캐피탈의 한 관계자는 “대금업 준비를 위해 인원을 두 배이상 증가시켜 놓았다”며 “경영진의 출격 명령만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 같은 외국계 할부ㆍ리스사들의 급격한 시장 팽창에 대해 국내 금융계의 관계자들은 당연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여신금융협회의 전철우 팀장은 “국내 할부ㆍ리스시장이 과거 제조업 중심에서 소비재 중심으로 옮겨 가면서 특화된 전문업종을 가진 외국계 업체들의 시장점유율은 올라갈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외국계 할부ㆍ리스사들의 취급품목은 제조업 설비가 아닌 소비재를 중심으로 다양하게 분포되어 있다. 컴팩파이낸스의 경우 컴퓨터, GE캐피탈은 자동차부터 소매 금융까지의 종합금융그룹을 지양하고 있고 스카니아는 대형 트럭을 전문적으로 취급하고 있다. 또 하이델베르크는 인쇄기, BMW는 외제차, 씨티파이낸셜은 대금업 등으로 전문화 돼 있는 것이 특징이다.
그러나 외국계 할부ㆍ리스사들의 이 같은 국내시장 잠식에 대해 대수롭지 않게 보는 시각도 있다. 국내 할부금융사의 한 관계자는 “외국계 업체들이 주로 취급하는 소비재 할부ㆍ리스의 경우 금융권의 소액대출과 별다를 게 없다”며 “꾸준히 성장하기 보다는 경기변화에 따라 민감하게 반응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의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