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거래소 상장사와 코스닥 등록사들의 2002년 사업실적이 공개되었다.
현재 코스닥에 등록된 게임회사는 10여개. 지난해만 해도 증권가나 언론에서는 게임을 정보기술(IT), 인터넷, 엔터테인먼트주 등과 묶어 시황을 알려주곤 했으나 이제는 별도로 `게임업종`이라고 지칭할 정도로 많은 투자자들을 확보하고 있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코스닥에 등록된 게임회사들의 지난해 성적은 매우 부진했다.
영업이익을 낸 회사는 엔씨소프트, NHN, 한빛소프트 3개에 불과했고 나머지 회사들은 일제히 적자를 기록했다. 특이한 것은 흑자에서 적자로 전환된 회사가 대부분이란 점.
주가는 영업이익을 낸 회사건 아니건 다른 업종과 마찬가지로 크게 떨어졌다. 물론 IT관련업계의 불황과 코스닥시장 자체의 문제점 등이 겹쳐 회사들이 내재가치 이하로 평가를 받았다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 그러나 큰 기대를 가지고 게임회사의 주식을 구입했던 수많은 투자자들과 우리사주를 확보했던 게임회사 직원들은 기대만큼이나 허탈해 하고 있다.
한국에 컴퓨터게임이 소개된 것은 1970년대 후반이지만 게임이 하나의 비즈니스와 산업으로 인식되기 시작한 것은 불과 수년 전에 불과하다. 5년 전만해도 게임회사의 주식이 공개적인 투자대상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예견한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인터넷 대중화 시대의 열풍을 타고 몇 가지 대박게임이 등장하면서 게임산업은 순식간에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각광받게 되었다. 갑자기 기대를 받다 보니 그만큼 거품도 많아진 게 사실이다.
그러나 게임 비즈니스는 본질적으로 기복이 심한 흥행사업의 하나이고 시장은 다크호스가 득실대는 가운데 독과점 상태를 반복한다. 게임업계가 전반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이야기가 계속 나돌고 있지만 새로운 게임이 테스트에 들어간다는 뉴스가 꼬리를 물고 있다.
이제는 `한번 터지면 대박이란 환상`보다는 국내외 업계와 시장의 현실에 입각한 냉정한 시각으로 게임 비즈니스를 바라봐야 하지 않을까.
㈜게임브릿지 대표
<김문섭기자 clooney@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