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책과 세상] 장수 기업들의 비결은 무엇인가

■ 살아있는 기업, 100년의 기업 (아리 드 호이스 지음, 김앤김북스 펴냄)


131년 역사의 코닥이 파산 신청을 했다. 위기는 코닥만이 아니었다. 몇 년 전까지만도 휴대폰 시장에서 부동의 승자였던 노키아, 전자 업계의 거목이었던 소니, 게임 산업을 주도하던 닌텐도 등 상당수 기업들이 지난 시절의 영광을 잃어버린 채 조직의 존속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반면 극심한 환경 변화 속에서도 생명력을 유지해 온 기업들이 있다. 스웨덴의 전통 있는 제지기업인 스토라는 700년을 존속해오고 있다. 듀퐁, 허드슨베이, 유니레버 등도 전쟁이나 공황, 기술변동과 사회 가치관의 변화 속에서 장수하고 있다.


환경 변화에도 살아남는 기업들의 생명력은 어디에서 오는 것인지 다국적 석유 회사인 로열 더치 쉘 그룹이 연구하기 시작했다. 저자는 쉘 그룹의 기획실장. 석유 고갈이라는 불확실한 미래에 직면한 쉘 그룹은 전세계 기업들 중 업계에서 중심적 위치에 있으면서도 장수하는 다른 기업들을 조사하기 시작했다. 40여 개 성공기업 중 27개 기업을 상세히 연구해 4가지 핵심 공통점을 찾아냈다. 비결은 ▦환경에 대한 민감성 ▦강한 정체성과 결속력 ▦관대함 ▦보수적 자금조달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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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 따르면 장수 기업들은 자신들이 처한 세상과 조화를 이루며 지냈다. 그들은 항상 촉각을 곤두세우고 주변에서 일어나는 모든 것들에 스스로를 맞췄다. 저자는 환경에 대한 민감성이 기업의 학습 능력과 적응 능력을 의미한다고 봤고 이것이 기업의 장기적 생존을 위한 가장 기본 요건이라고 파악했다. 변화와 조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기존 인식틀을 유연하게 만들어야 하는데 이를 위한 방법으로 저자는 '미래에 대한 기억(Memories of future)'을 제시했다. 단순히 "미래에 어떤 일이 일어날 것인가?"를 연구하는 게 아니라 "만약 이러이러한 일들이 발생한다면 무엇을 행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대답을 모색하면서 가상 시나리오와 함께 그런 상황에서 취해야 할 행동 계획을 집단적으로 모색하는 것이다.

또한 장수기업은 여분의 현금을 비축해두는 보수적인 자금조달의 유용성을 알고 있었다. 현찰을 손에 쥐고 있음으로써 행동의 유연성과 독자성을 확보할 수 있었고 경쟁자들이 갖지 못한 옵션을 추구할 수도 있었다.

저자는 "기업을 살아있는 일 공동체로 바라보는 것이 바로 기업의 기대 수명을 늘리는 첫걸음"이라며 "살아있는 공동체라는 것은 조직이 환경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끊임없이 학습하고, 구성원 모두가 생존과 번영을 위해 헌신한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조상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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