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달러화 강세 지속/일부선 물가상승 등 영향/하반기 0.5%P인상 점쳐【뉴욕=김인영 특파원】 미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19일 예상대로 기준금리 인상을 보류하자, 그동안 워싱턴 중앙은행의 동태를 관망하던 뉴욕 주식시장이 전날에 이어 폭등세를 지속했다. 달러도 전날에 이어 강세를 보였다.
미 중앙은행의 금리결정기구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금리 현상 유지를 결정한 것은 우선 앞으로 6개월 이내에 미국 경제에 인플레이션이 발생할 소지가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미국 경제는 올들어 실업율이 24년만에 가장 낮은 4.8%로 떨어져 초호황을 구가하고 있지만,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의 절반수준인 1.5%로 하락했다. 이런 상태에서 중앙은행이 굳이 금융 시장을 교란시키며 금리인상을 단행할 필요가 없었던 것이다.
FRB의 금리동결을 가장 반긴 곳은 주식시장이었다. 뉴욕 증시의 다우존스공업지수는 전날 1백8 포인트 상승한데 이어 이날 1백14.74 포인트나 폭등, 7천9백18.10에 마감했다.
지난 15일 다우지수가 2백47 포인트(3.11%)나 폭락, 10년만에 87년의 블랙먼데이 현상이 재연되는게 아닌가 우려했던 주식 투자자들은 그동안의 우려를 말끔히 씻고 다시 사자세로 몰려들었다. 중앙은행 총수로 오르자마자 하루만에 주가가 30%나 폭락한 사태를 경험한 앨런 그린스펀 FRB의장이 재임 10년째를 맞아 주식시장에 큰 선물을 한 것으로 투자자들은 평가했다.
뉴욕 외환시장에서는 금리 현상 유지 결정이 내려진 직후 달러가격이 일시적으로 하락했으나, 마침 독일 중앙은행인 분데스방크가 같은날 재할인율을 동결하자 달러의 위력이 다시 살아났다.
이날 달러는 독일 마르크화에 대해 전날의 달러당 1.8305마르크에서 1.8405마르크로, 일본 엔화에 대해서는 1백17.82엔에서 1백18.20엔으로 각각 상승했다.
국제 외환딜러들은 미국 경제 호조가 계속되고, 연말에 FRB가 금리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달러강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FRB가 지난 3월 25일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인상한 이후 이번 회의까지 세번째 금리 인상을 보류했지만, 앞으로 남은 세번의 회의에서도 금리 동결을 고수할 가능성은 적은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런 전망의 근거는 근로자들의 임금인상 요구가 거세져 인건비 상승이 물가를 자극, FRB가 인플레이션을 예방하기 위해 금리를 인상할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근로자들의 임금 인상 욕구는 15일간 지속되다 이날 타결된 UPS 파업사태에서 단적으로 드러난다. 미국 경제가 완전 고용상태에서도 임금 상승율 둔화라는 균형을 달성한 배경이 바로 기업의 대량 해고와 이에 따른 임시직 확대였다. 그런데 UPS 파업은 파트타임 근로자들의 집단 시위였고, 앞으로 미국 근로자들의 임금 인상 요구가 거세질 것을 예고하는 사건이었다.
금융 전문가들은 FRB가 올 가을중 0.25% 포인트의 금리 인상을 단행한 다음 연말 또는 내년초에 다시 한번 0.25% 포인트 인상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그렇게 되면 미국 경제는 내년에 연착륙 과정에서 저성장 시대로 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