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총체적 경제위기 “우리가 극복”/재계 비상경영체제 확산 의미

◎이사 개인비서들 모두 현업에 복귀/휴대폰·무선호출기도 대부분 회수재계의 비상경영체제 돌입은 최근 확산되고 있는 「경제위기」에 대응한 몸부림으로 풀이되고 있다. 올들어 경제성장률이 바닥권을 헤매고 있는 가운데 발생한 한보태풍은 국내외 경영환경 악화로 상처받은 우리경제에 치명적인 충격을 주고 있으며 정부의 조기진화 노력에도 불구하고 여파가 계속 확산되고 있다. 재계는 최근 이같은 우리경제 상황을 총체적 위기국면으로 인식하고 있으며 상황이 더욱 악화될 경우 「몰락한 남미경제」를 답습하게 될 것을 우려해 비상경영을 통해 급한 발등의 불부터 꺼보겠다는 것이다. 이에따라 재계의 비상경영체제는 임직원들의 임금동결과 내핍경영으로 거품을 제거하면서 현장경영을 강화해 생산성을 높이는 것으로 초점이 모아지고 있다. 이같은 비상경영 선포는 지금까지의 구호차원에서 한 걸음 나아가 실제상황으로 연결되고 있으며 위기극복을 위한 강력한 의지가 담겨 있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14일 만도기계가 결의한 임원 10% 임금반납과 포항제철 노사가 합의한 올 임금동결은 우리경제의 취약점으로 지적되어 왔던 고비용 부문을 해소하기 위한 것이다. 특히 포철의 임금동결은 지금까지 급여나 상여금의 일부를 반납하는 차원에서 한걸음 나아가 전사원의 임금동결이라는 강도높은 것이이서 올 임금협상은 물론 재계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또 한라는 전계열사가 참여하고 총수가 삼호조선소에서 숙식을 하며 현장을 지휘하고 있다. 한라는 주력업체인 만도기계와 한나 중공업을 시작으로 나머지 계열사에 대해서도 휴무반납, 근무시간 연장 등의 강도높은 비상대책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이에대해 만도기계의 한 관계자는 『임원진의 솔선수범과 자발적인 희생을 통해 전체 종업원들에게 위기의식을 전파하고 위기극복 노력을 촉구하기 위해 마련됐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또 한화그룹의 경우는 임금동결 등과는 달리 임금을 총액기준에서 동결하고 현업 전진배치와 직급별 총원 관리제와 같은 독특한 스타일도 등장하고 있다. 특히 한화의 총원관리제는 해당부서에서 충원할 경우 충원인력 만큼 내보내야 하는 강도 높은 것이라는 점에서 주목되고 있다. 이와함께 재계는 허리띠 졸라매기 등 강도높은 내핍경영도 전개하고 있다. 현재 내핍경영을 하고 있는 대표적인 케이스는 자동차업계. 자동차업계는 연초 노동법 개정문제로 극심한 피해를 본데다 경기침체로 수출및 내수부진까지 겹치면서 「조르기」경영에 들어갔다. 현대자동차는 이사급 전용집무실을 모두 없애고 개인비서도 현업으로 복귀시켰으며 차장급 이상에게 지급해온 차량유지비를 대폭 줄였다. 기아자동차는 점심시간에 모든 사무실의 전원공급을 중지하고 여의도사옥의 엘리베이터 4대중 2대만 가동하고 전화기도 2인1대로 전환했다. 삼성자동차는 임원급에게 지급한 승용차 가운데 일부를 회사에 반납시키고 차장급 이상 간부직원 전원과 일부 과장급에게 지급했던 핸드폰도 대부분 회수했다. 삼성항공은 최근 직원들에게 지급했던 무선 호출기를 영업 및 홍보 등 특수한 분야를 제외하고는 모두 회수했으며 매월 제작하는 사보도 비용을 절감하는 방향으로 제작키로 했다. 삼성, 현대, LG, 대우그룹 등 대그룹들은 이미 지난해부터 경쟁력 10% 향상운동을 펼쳐왔으며 보다 구체적이고 강도 높은 방안을 속속 도입하고 있다. 재계의 이같은 비상경영체제 돌입은 특별한 경영환경 개선이 이루어지지 않는 한 계속 강도가 높아지고 참여기업 또한 늘어날 전망이다.<민병호·채수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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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수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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