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STX 6일 채권단회의… Q&A로 풀어본 쟁점

강덕수 STX 회장이 지난해 7월 중국 다롄의 STX다롄 조선해양생산기지에서 열린 초대형광물운반선(VLOC) '발레에스피리토산토' 호 명명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당시만 해도 화려했던 강회장이었지만 그룹이 구조조정의 한가운데 들어서면서 그의 입지도 위태롭게 됐다. /서울경제DB

산업은행을 비롯한 채권단이 6일 실무자회의를 열어 STX 계열사의 자율협약 신청 수용 여부를 논의한다. 이변이 없는 한 채권단의 동의가 이뤄져 곧바로 실사작업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자율협약 개시와 함께 채권단은 STX 계열사에 긴급자금을 지원하는 대신 실사가 끝나는 오는 6월 초 강도 높은 구조조정안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채권단은 STX의 회사채 만기가 줄지어 도래함에 따라 이에 맞춰 올해 안에 운영자금을 포함, 1조원 안팎의 자금 지원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STX그룹은 주력사인 STX조선해양에 이어 3일에는 STX지주ㆍSTX엔진ㆍSTX중공업ㆍ포스텍 등 4개 계열사가 추가로 자율협약을 신청했다.


Q. 실사 어떤 것 들여다보나
부실규모·업황 등 종합 감안… 회생에 무게


A. 핵심 쟁점은 회생 가능성 여부에 대한 판단이다. 자율협약을 신청한 계열사들이 채권단의 지원을 통해 살아날 수 있는지 보는 것. 실사 결과 계속 가치가 청산 가치보다 높으면 채권단과 자율협약을 맺고 자금지원을 해주는 대신 강도 높은 구조조정에 들어간다. 하지만 결과가 나쁘게 나오면 자율협약은 중단되고 법정관리로 넘어갈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류행경 산은 부행장이 지난 3일 "부실이 얼마냐, 어떻게 정상화될 수 있느냐, 회사가 속한 업황이 어떠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실사 결과가 나온다"고 말해 구조조정을 통한 회생 쪽에 무게를 두고 있음을 내비쳤다. 부실 규모뿐만 아니라 업황 개선 정도 등 주관적 상황을 감안하겠다는 얘기다.


실제 고용과 지역경제 미치는 영향 등이 주요 변수로 떠올라 있다. 최근 정치권에서는 STX조선소가 있는 경남을 중심으로 STX를 살려야 한다는 구명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경남은 한진중공업 사태로 홍역을 치른 바 있어 STX에 대한 관심이 더욱 크다. 당국도 이 같은 인식에 공감하고 있다. 당국의 관계자는 "경제가 나쁜 상황에서 큰 대기업이 무너지면 안 된다는 공감대가 있다"면서 "고용 안정을 위해 살리는 쪽으로 가되 불필요한 자산을 모두 파는 방식으로 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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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지원 규모는
만기 회사채에 운영자금 더할 땐 1조 안팎 예상


그룹 주요 계열사의 올해 내 회사채 만기 도래액은 9,800억원이다. 채권단은 이달 3,000억원의 회사채 만기가 돌아오는 STX조선해양에 운영자금 3,000억원까지 더해 6,000억원을 지원했다. 여기에 더해 ㈜STX는 당장 14일 2,000억원의 만기가 도래해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STX조선해양도 7월17일 1,000억원, STX팬오션은 10월27일 2,000억원의 만기를 각각 맞는다.

이달 만기가 돌아오는 STX조선해양의 회사채를 제외한 STX그룹의 회사채는 7,800억원에 달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여기에 운영자금을 보태면 지원 규모는 훨씬 커질 수 있다. 적어도 1조원 안팎의 추가 지원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Q. 강덕수회장 어떻게 되나
바이백 옵션 부여한 박삼구 회장 벤치마킹할 듯


A.구조조정 전례를 감안하면 강덕수 STX 회장의 대주주 지위 상실은 피할 수 없다. 하지만 성공적인 구조조정을 위해 채권단이 강 회장의 경영권을 보장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금호아시아나가 벤치마킹 대상이다. 박삼구 회장에게 적용했던 '감자 후 출자전환' 모델 방식이다. 감자를 통해 대주주를 포함한 기존 주주 주식 규모를 줄인 뒤 대출금을 출자 형태로 전환해 채권단이 주요 주주가 되는 것이다. 대신 강 회장에게 바이백옵션(주식우선매수청구권)을 부여해 경영이 정상화되면 다시 되찾을 수 있는 기회를 주는 방식이다. 강 회장도 이미 채권단에 STX조선해양 등 자율협약에 들어간 계열사의 지분 권리 포기 각서를 제출하고 경영권에도 집착하지 않겠다며 백의종군을 선언했다.

Q. 자구노력 어떤 것 있나
조선사업 빼고 모두 팔아… 해외 조선소도 매각


A. 채권단이 긴급 지원에 나섬에 따라 STX도 자산매각 등 강도 높은 자구노력을 벌여야 한다. STX는 조선 사업을 제외하고 모두 팔겠다는 입장이다. 이미 해외 계열사에 대한 매각절차에 들어갔다. STX프랑스와 핀란드 등은 이미 매각 절차에 들어갔다. STX에너지는 지난 3일 사모펀드인 한앤컴퍼니에 지분을 팔고 4,000억원가량의 긴급 자금을 수혈했다. 조선소 매각을 통한 자금 확보도 추진하고 있다. STX는 중국 내 조선소인 STX다롄과 STX핀란드ㆍSTX프랑스 등 유럽 지역 조선소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STX는 이들 해외 조선소 매각으로 최대 2조원을 손에 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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