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아르헨경제 그림자 짙어진다

무디스등 외환신용등급 잇단 하향조정아르헨티나의 경제 위기가 갈수록 심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아르헨티나는 최근 국제 신용평가회사들로 부터 잇따른 신용등급 하향조정 조치를 받고 있으며, 세수부족으로 경기 부양을 위한 재정정책도 구사할 수 없게 되는 등 사면초가의 양상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 불안한 정치상황은 이 같은 위기를 부채질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마디로 설상가상의 국면으로 치닫고 있는 셈이다. ◇신용등급 잇따라 하향 조정 국제 신용평가회사인 무디스는 12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의 외환 신용등급을 Caa1에서 Caa3로 하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아르헨티나 정부가 발행하는 자국통화 및 외화표시 채권의 등급도 각각 Caa1에서 Caa3로 떨어졌다. 이 같은 등급은 지난 99년 디폴트(채무불이행)를 선언을 했던 에콰도르나 파키스탄보다도 낮은 것이다. 무디스는 아르헨티나가 디폴트 상태에 빠질 우려가 있어 이같이 등급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 같은 아르헨티나의 경제 불안은 이웃한 브라질은 물론 중남미 지역 전체로 퍼질 가능성이 높아 우려를 낳고 있다. 무디스의 이번 조치는 아르헨티나 정부가 자국내 은행들과 연기금 펀드에게 현재 보유한 국채를 이자율이 낮은 신규발행 국채로 교환할 것을 요구한 직후 이루어졌다. 무디스는 아르헨티나 정부가 비슷한 채권 스왑을 외국인 투자자들에게도 요구할 것으로 보고 있다.현재 외국 투자자들은 아르헨티나 정부가 발행한 총 1,320억 달러의 국채 중 60%를 소유하고 있다. 다른 신용평가회사인 피치도 아르헨티나 정부의 외채 상환 능력이 의심된다며 신용등급을 B- 에서 CCC-로 하향 조정했다. 이에 앞서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역시 지난 9일 아르헨티나의 장기 국가 신용등급을 B-에서 CCC+로 낮췄다. ◇경기 부양책도 쓰기 어려워 이미 4번이나 디폴트 선언을 한 경험이 있는 아르헨티나는 최근 3년간 계속된 불황으로 세수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실업률은 16.4%를 상회하고 있으며 근로자 임금도 12%나 하락했다. 그렇다고 해서 다른 국가들처럼 재정확대를 통한 경기부양책을 쓸 수도 없다. 지난 8월에도 디폴트 위기에 처했던 아르헨티나는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80억 달러의 구제 금융을 지원 받는 대신 긴축 재정 등 자구노력을 행하기로 약속했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재정적자를 제로 상태로 만들기 위해 연금과 공무원 임금을 삭감하고 지방 정부 지원금을 중단했지만 국민들의 반발이 거세 민심까지 잃은 상태다. 정치적 불안도 아르헨티나의 위기를 증폭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14일(현지시간) 치러진 총선에서 페르난도 델라루아 대통령이 이끄는 중도좌파연합이 패하는 결과가 도출될 경우 지금까지 추진해왔던 긴축 계획을 유지하기 어렵고 이는 IMF와의 약속을 지키지 못하게 되는 것을 의미한다. 결국 아르헨티나가 1,300억 달러 이상의 과다한 외채를 상환하지 못하고 국가 부도 사태를 맞을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노희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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