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고령출산 철저한 산전검사를

13년 전에 결혼한 김모(여ㆍ40)씨는 딸만 둘을 낳은 후 피임을 하다가 최근 12년 만에 아들을 낳았다.평소 생리의 양이 많고 그다지 건강하지는 않았지만 임신과 출산에는 문제가 없었다. 20대 말에 결혼해 아들을 낳은 후 8년 만에 딸을 얻은 이모(38)씨도 자연스럽게 임신과 정상분만에 성공한 케이스. 고령 출산이어서 위험하다는 주변의 만류가 있었지만 전문의 진단결과 "임신을 해도 문제가 없다"는 말을 듣고 그는 예쁜 딸을 낳아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이처럼 30대말로 접어든 나이에도 늦둥이를 얻으려는 부부들이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산모 가운데 30대 이상이 전체의 절반을 넘었다는 조사결과가 이를 뒷받침한다. 대한가족보건복지협회가 발표한 '2001년 산모 연령별 구성비 분포조사'에 따르면 취업여성이 늘고 결혼 연령이 점차 높아짐에 따라 30세 이상 산모가 전체의 50.2%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의들은 "이러한 현상은 산모의 출산연령 상승에 따른 고위험군 임신이 늘어난 것을 의미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고령의 산모들은 아무래도 젊은 산모에 비해 임신율이 떨어지고, 임신을 했더라도 난산이나 기형아 출산의 비율이 높기 때문이다. 여성의 임신 성공률은 나이에 따라 크게 차이가 있다. 20~25세 때가 가장 높고 30세가 넘으면 점차 떨어진다. 35세 이후 임신할 경우 자연 유산율이 높고 임신성 고혈압이나 당뇨로 이행할 가능성이 높아 신중한 산전관리가 필요하다. 문제가 있는 태아를 임신할 가능성도 나이와 함께 비례한다. 예를 들면 40세 임신부는 21번 염색체가 하나 더 많기 때문에 선천성 심장병 등 기형을 동반하는 아이를 출산할 가능성이 30세에 비해 9배 정도 높다는 것이 의학계의 정설이다. 이는 난자가 노화해 생식세포 분열 때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 세계보건기구(WHO)가 초산 여부에 상관없이 35세 이상의 출산을 고령출산이라고 하여 특별히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하는 것도 그만한 이유가 있다. 35세 이상 고령출산에 따른 가장 큰 문제는 다운증후군 등의 선천성 기형아 출산율이 높다는 것. 임신 초기나 중기에 융모막검사나 양수검사로 태아 염색체를 진단해 기형 여부를 철저히 진단해야 한다. 자연유산율 역시 산모 나이에 따라 증가한다. 30세 이상 임신부의 유산율은 12%이지만 35세 이상은 20%, 45세 이상은 50%가 넘는다. 유산의 원인은 아기의 유전적 이상이 가장 많다. 염색체의 숫자 이상, 구조적 이상을 동반한 유산뿐만 아니라 단일 유전자의 돌연변이에 의한 유산의 빈도도 같이 증가한다. 제왕절개 분만율도 상대적으로 높아 20대 초산모보다 1.5배 더 높다. 35세 이상 임신부는 10명 중 1명 꼴로 임신성 고혈압에 걸려 20대 산모보다 2배 정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임신성 고혈압은 임신 20주 후에 새로이 나타나는 고혈압으로 산모 스스로 깨닫기가 쉽지 않으므로 정기적인 진찰로 되도록 빨리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 가족력상 고혈압이 있거나 임신 전부터 고혈압이 있던 산모는 증상이 더 심해질 수 있다. 그러나 임신 전에 적절한 약물치료를 하면 건강한 아기를 출산하는데 문제가 없다는 것이 전문의들의 견해이다. 고령임신의 경우 임신성 당뇨병의 빈도도 20대보다 2배 이상 더 높다. 임신성 당뇨는 일반적으로 임신 24주에 검사하는데 혈당을 적절히 조절하지 않을 경우 사산의 위험성이 높지만 전문의의 치료를 잘 받으면 대부분 예방할 수 있다. 혈당이 높지 않을 때는 식이요법과 운동으로 치료할 수 있고, 혈당이 높다면 인슐린 치료를 병행해야 한다. 당뇨가 있던 산모가 당뇨를 조절하지 않고 임신을 하면 선천성 기형의 빈도(특히 심장)가 정상 임신부보다 5배 정도 높다. 임신성 당뇨가 임신성 고혈압과 동반되는 경우가 15% 정도 되므로 특히 고령 임신부는 산전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 박상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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