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한나라당 '예비용'들 꿈틀

한나라당의 「예비용(龍)」들이 꿈틀거리기 시작했다.한나라당이 27일 당무회의를 열어 총재· 부총재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를 내달 31일 열기로 의견을 모으는 등 전당대회 준비에 착수했다. 이에 따라 이미 낙선자 의무를 겸해 전국을 누비며 대세론을 확산시키고 있는 이회창(李會昌)총재 등 총재·부총재 경선에 나설 예비주자들의 당내 행보가 빨라질 전망이다. 먼저 지난 25일 당권도전을 선언한 강삼재(姜三載) 의원은 「역할교체론」을 앞세워 대의원들의 밑바닥 정서를 공략하면 李총재의 벽을 뛰어넘을 수 있다며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특히 姜 의원은 영남권에서 李 총재 개인의 인기가 취약한 점을 파고들어 「영남후보론」이 확산될 경우 승산이 있는 것으로 점치고 있다. 일단 집단지도체제와 크로스보팅(교차투표) 등 당내 민주화를 이룩하는데 주력했던 김덕룡(金德龍)부총재도 총재경선에 나서기로 결심을 굳힌 것으로 알려져 조만간 당권도전을 선언한 후 세몰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金 부총재는 그간 공들인 수도권·호남위원장들의 지지세를 기반으로 개혁세력의 대표주자론으로 승부를 걸겠다는 전략인 것으로 알려졌다. 강재섭(姜在涉) 서청원(徐淸源) 손학규(孫鶴圭) 의원 등 다른 당권도전 예비주자들도 총재 또는 부총재 경선에 나갈 지 여부를 조만간 결정할 태세다. 이중 경기지사 출마경험이 있는 손학규(孫鶴圭) 당선자는 『통과의례식 전당대회는 바람직하지 않다』며 『변화와 세대교체라는 국민 여망에 부응해 당체질개선에 나서라는 역할이 주어진다면 사양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해 당권도전 가능성을 시사했다. 한나라당 당권경쟁은 李 총재와 姜 의원외에 金 부총재나 孫 의원 등 1~2명이 추가로 나서 3~4명이 맞붙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총선승리로 李 총재의 「대안부재론」이 힘을 발휘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당권쪽으로 기울었던 주자들이 대부분 부총재경선쪽으로 마음을 돌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때문에 총재 경선의 관전 포인트는 李 총재의 독주를 막기 위해 나머지 주자들이 합종연횡, 비주류 연합군의 단일후보를 내세울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당연히 차차기를 노린 부총재 경선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당헌·당규 소위가 검토중인 부총재 경선안은 부총재 수를 12명으로 하되 이중 6~7명은 경선에 의해 선출하고 2~3명은 여성, 원로, 직능대표로 총재의 지명에 맡기며 나머지 3명은 영입몫으로 남겨둔다는 안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홍사덕(洪思德)전 선대위원장은 5선으로 일단 부총재직에 대한 배려위에 李총재의 대선행보와 관련한 추가적 역할부여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또 이날 당내 처음으로 부총재 경선 출마를 선언한 재선의 김용갑(金容甲)의원과 부총재 경선참여를 사실상 선언한 이부영(李富榮) 총무를 신호탄으로 현재까지 부총재 경선에 참여할 것으로 보이는 인사는 5선의 정창화(鄭昌和), 4선의 최병렬(崔秉烈), 3선의 김정숙(金貞淑), 재선의 박근혜(朴槿惠)의원 등 10여명과 총재경선 포기자까지 합하면 부총재 경쟁률은 2대1를 넘는다. 양정록기자JRYANG@SED.CO.KR 입력시간 2000/04/27 18:07

관련기사



양정록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