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발언대] 노후설계, 환상부터 버려라


2010년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와 함께 집중 조명되기 시작한 '노후설계'가 우리 사회의 화두로 떠오른 지도 벌써 4년째다. 하지만 평범한 사람에게는 노후설계라는 말이 왠지 공허하게 다가온다. 처음에는 관심도 있고 뭔가 준비를 해야겠다는 마음도 있었지만 소득도 자산도 충분치 않은 일반 국민에게 노후설계는 너무나 버겁게만 느껴진다.

그럼에도 '노후설계, right now(지금 당장)'를 말하고 싶다. 너무 많은 부담으로 노후에 대한 생각 자체를 회피하고만 싶은 평범한 우리 이웃들도 한 번은 본인의 노후를 진지하게 계획할 기회를 가져보라는 것이다. 노후설계는 실상 그렇게 거창하지도, 어렵지도 않기 때문이다.


노후설계에 대한 시작은 노후에 대한 '환상'을 버리는 것에서 출발한다. 풍족한 생활비, 골프 같은 취미생활, 주기적인 해외여행 등에 대한 허상은 버릴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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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후는 현재 생활의 연속이다. 돈을 버는 지금보다 더 풍족한 생활, 지금도 하지 않는 럭셔리한 취미, 지금보다 더 잦은 해외여행 등을 꿈꾼다면 노후준비는 시작도 하기 전에 포기하게 될 것이다. 현재 생활 유지를 목표로 한다면 재무적인 준비는 그다지 어렵지 않다. 이는 국가에서 마련한 제도만 잘 유지해도 문제는 없다.

경제활동 기간 동안 국민연금 잘 유지하고 퇴직(연)금을 활용하고 개인연금을 조금만 추가해도 충분하다. 게다가 올해 설계되는 국민행복연금을 통해 기초연금도 추가될 예정이니 경제적인 준비에 대한 고민은 그만 멈추고 '연금 유지'에 집중하도록 하자.

노후에 가장 달라지는 것은 의식주가 아니라 하는 일과 만나는 사람이다. 직장을 나가 일을 하고 직장 동료들과 함께하는 시간은 사라질 것이다. 따라서 이를 대체하기 위한 활동과 같이할 사람이 필요하다. 많은 사람들이 간과하고 있는 점이다.

우리는 흔히 노후설계를 '돈'을 준비하는 계획으로 착각하지만 사실 노후설계는 '노후생활 전반에 대한 계획 짜기'를 의미한다. 내게 맞는 취미활동이 무엇인지,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인지 모색해보는 과정이고 누구랑 그 활동을 같이 할지 고민해보는 과정이다. 달성할 수도 없는 수백만원 생활비 마련에 힘쓰지 말고 이제라도 노후에 할 일과 같이할 사람을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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