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청계천 변 가로수 앙상한 가지만… 왜

청계광장~고산자교 구간 이팝나무 1430중 100주<br>플랜터 식재로 뿌리 손상<br>토양등 생육조건도 안좋아

서울 청계천 변에 심어져 있는 이팝나무들이 볼품없이 앙상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청계천변 양쪽 둑 위의 난간을 따라 심어져 있는 가로수인 이팝나무들이 한창 무성해져야 할 시기인데도 앙상한 가지를 힘없이 내밀고 있어 궁금증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전문가들은 청계천 콘크리트 구조물의 특성상 플랜터(화분)에 심어져 있는 나무의 뿌리가 손상됐거나 토양 자체가 이팝나무에 맞지 않기 때문일 수 있다고 지적한다. 3일 청계천을 위탁관리 운영하는 서울시설관리공단에 따르면 청계천 복원구간인 청계광장~고산자교 5.84km 구간 이팝나무 1,430주 중 약 100주 이상의 수세가 크게 약해진 상태다. 잎이 한쪽으로만 나거나 낙엽이 지는 경우가 많다. 청계천변 둑 위를 걷다 보면 잎이 무성한 주변 나무들과 달리 잎이 적어 앙상해 보이는 이팝나무와 쉽게 마주치게 된다. 이팝나무는 지난 2005년 10월 청계천 개장에 맞춰 심어졌다. 서울시가 전문가 자문을 거쳐 청계천변 가로수로 최종 결정했다. 청계천 양안에 복개박스가 위치한 관계로 자연지반 식재가 아닌 플랜터 식재를 했다. 플랜터 식재는 화분에 심어진 나무를 떠올리면 된다. 그만큼 생육조건이 열악해지기 쉬운 셈이다. 오춘현 동국대 바이오환경과학과 교수는 "청계천은 이팝나무가 자라는 데 적합하지 않을 수 있다"며 "공간이 워낙 협소한 탓에 거의 화분에 심겨진 것과 마찬가지여서 뿌리가 생육하기에 어려움이 많다"고 설명했다. 이규석 성균관대 조경학과 교수는 "청계천의 환경 자체가 이팝나무가 자라기 좋은 곳이 아니다"라며 "애초에 좀더 생명력이 강한 가로수를 심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울시설관리공단측은 청계천변의 일부 이팝나무에 이상이 있는 것은 맞지만 충분히 조치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시설공단의 한 관계자는 "지난 겨울 제설작업을 할 때 상당한 양의 염화칼슘이 이팝나무와 땅에 스며들었다"면서 "염화칼슘은 나무에 닿으면 수분을 빼앗아가고 땅에 스며들면 식물 성장에 필요한 각종 유기물을 죽이기 때문에 피해가 클 수밖에 없다"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장마철에 비를 흠뻑 맞고 나면 일종의 중화작용이 일어나기 때문에 염화칼슘 피해를 입었던 나무가 자연적으로 회복하는 경우가 많다"며 "장마가 지난 후에도 회복이 불가능한 나무는 하천 하류부 가식장에서 관리하는 여분의 나무로 교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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