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은행 주인 찾아주기 이르면 내년중 시행/비상임이사제 제구실 못해

◎책임경영체제 조기 확립정부는 은행의 경영체제와 관련, 당초 중장기과제로 제시한 은행의 주인찾아주기를 우리 실정에 맞게 보완, 이르면 내년중 조기 추진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키로 했다. 이는 책임경영체제 확립을 위해 올해 처음 도입한 은행 비상임이사회가 한보대출 등 부실경영에 책임있는 은행임원들을 잇따라 행장후보로 추천하는 등 사실상 전혀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재정경제원 고위 당국자는 2일 『한보사태에 연루된 은행들이 직간접적인 책임이 있는 임원을 대부분 행장후보로 추천하는 등 모든 은행에서 행장 선출관행이 조금도 바뀌지 않고 있다』면서 『이럴 바에는 차라리 은행에 주인을 찾아주는 게 나을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정부가 산업자본의 은행지배를 불허해온 이유는 금융기관의 부실화 등 각종 부작용을 우려했기 때문』이라면서 『차제에 은행에 주인을 찾아주고 감독체계 등을 강화해 부작용을 막는 방안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소유와 경영이 분리되는 등 우리보다 경제가 앞선 유럽국가도 은행을 단독으로 지배하도록 허용한 사례는 없다』면서 『기업관행 등을 고려할 때 주인찾아주기에 아직 많은 어려움이 있어 단계적으로 주인찾아주기를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따라 외국인의 국내은행 설립이 허용되는 오는 98년 12월 이전에 내국인에 대한 은행설립이 허용되는 과정에서 새로운 형태의 「주인있는 은행」이 탄생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정부는 은행장이 부실경영에 대한 책임이나 독직사건으로 물러나도 부실경영에 공동책임이 있는 임원이 계속 은행장을 승계하는 등의 무책임한 은행경영을 개선키 위해 지난해 은행법을 개정, 올해부터 대주주와 소액주주 공익대표 등으로 구성된 비상임이사회에서 행장을 추천토록 했다.<최창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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