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수출증대만이 길이다(사설)

올해 1·4분기 국내총생산(GDP)성장률이 5.4%로 높게 나타나 예상 밖이다. 당초 5%선에도 미치지 못할 것으로 우려했던데 비하면 과분하게 높은 편이다.그러나 그것을 경기회복 국면으로 돌아섰다고 보기에는 성급하다. 민간 경제연구소는 체감 성장률을 3%대로 진단하고 있기도 하다. 지난 석달 동안의 경제 내용을 보면 거품성장에서 벗어나지 못해 침체 국면이 장기화할 조짐이 여전히 도사려 있다. 구조조정 재고조정이 더디게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제조업 재고 증가율이 지난해 2·4분기 21.1%에서 올 1·4분기엔 13.9%로 낮아지긴 했으나 이 정도로는 재고 조정이 본격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볼 수 없다. 적어도 8∼9% 수준으로 낮아져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정부가 경기 저점을 지났다고 보는 낙관론은 때 이르며 불황은 상당기간 지속될 전망이다. 5.4%의 성장내용도 불건전하다. 서비스업이 고성장을 구가한 반면 건설설비투자 민간소비가 지난해 동기에 비해 감소했다. 중화학공업은 괜찮은 편이었으나 경공업은 마이너스 성장을 지속, 산업의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었다. 제조업 성장률이 좋았던 것은 기업들이 현상유지를 위해 밀어내기 생산을 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부분은 수출입이다. 성장에 크게 기여한 것은 아무래도 수입의 감소에 있다 할 것이다. 수출이 지난해 4·4분기 18.5% 증가에서 15.2%로 감소했다. 반면 수입은 17.6%에서 8.8%로 반감했다. 허리띠 졸라매기 덕이다. 그러나 문제는 수입감소가 설비투자의 위축때문이어서 성장을 부실화할 우려가 높다. 여기에는 민간소비 감퇴도 한 몫 거들었다. 문제는 수출이 안되는데 있다. 우리와 같은 수출의존형 경제체질로는 수출증대 없이 경기 회복이나 경기상승을 기대할 수 없다. 밀어내기 수출로는 해결되지 않는다. 경쟁력 강화만이 본질적인 해법이다. 다행이 엔화가 강세로 돌아서고 있다. 호재가 아닐 수 없다. 이 호재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활용하느냐에 따라 수출활력과 경제회복의 폭, 시기가 달라진다. 우리 경제위기의 병인도, 해법도 함께 수출에 있음을 잊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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