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금 더이상 안전자산 아니다… 저가매수 신중을"

■ 전문가에 듣는 투자 전망

금값이 폭락한 16일 국내 주요 PB센터나 증권사ㆍ은행ㆍ금은방 등에는 금 투자나 시세를 묻는 전화가 잇따랐지만 적극적인 매수ㆍ매도 움직임은 없었다. 전문가들은 "지금은 금 자체가 안전자산에서 리스크 자산으로 바뀌어져 있는 상황인 만큼 고점에서 값이 떨어졌다고 바로 저가매수해 신규 투자하기에는 리스크가 있다"며 "당분간은 관망세를 유지하며 보유한 금 자산의 리스크를 관리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이날 금은방들이 밀집한 서울 종로구 귀금속 거리는 평소와 마찬가지로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금값이 큰 폭으로 하락했지만 직접 매장에 나와 시세를 확인하거나 매매하는 움직임은 드물었다. 한 금속도매상의 대표는 "큰폭의 하락이 지속된 상태도 아닌 데다 예물 중심의 귀금속 시장은 이미 불황을 겪고 있다"며 "싼 값에 금을 사겠다는 사람들이 갑자기 늘어나거나 하진 않았고, 다만 금값이 내렸는데 금은방 시세는 어떠냐는 전화 문의는 평소보다 많았다"라고 전했다.

골드바를 판매하고 있는 KB국민은행도 "평소보다 문의가 많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눈에 띄는 매수세는 나타나지 않았다"며 “금 실물의 경우 투자자들이 금값 상승에 따른 차익을 노리기보다는 인플레이션ㆍ리스크ㆍ과세 헤지 차원으로 접근하기 때문에 하루 이틀의 시세로 급격한 매매가 이뤄지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금값이 빠졌지만 섣불리 단기 수익을 목적으로 저가매수에 나서는 것은 아직 위험하다고 입을 모았다. 김주일 삼성SNI 호텔신라 PB팀장은 "경기 둔화로 인플레 헤지 수단으로서의 금의 성장 스토리가 끝난 상황에서 과도하게 가격이 올라가있는 금은 안전보다 위험성향이 더 높다"며 "금이 현금흐름이나 배당 등이 쌓이는 자산도 아닌 이상 당분간은 추세를 지켜보는 편이 안전하다"고 설명했다. 김 팀장은 "금이 온스당 1,900달러까지 치솟았던 2011년 8월 금에 투자한 사람들은 2년도 안된 기간 동안 30% 가까이 손실을 봤고, 수수료와 세금까지 고려할 때 수익률은 -45%로 반토막에 가깝다"며 "금이 더 이상 안전하지만은 않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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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접 상품인 금펀드에 대해서도 "당분간은 지켜보자"는 의견이 많다. 장춘하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투기 수요 위축으로 투매가 이어져 금값이 추가로 더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며 "현 시점을 저가매수 시점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평가했다.

금 관련 상장지수펀드(ETF)는 펀드와 달리 단기매매가 가능해 적극적인 매매로 수익률 방어에 나설 수도 있지만, 이 역시 당분간 수익률 상승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다. 장 연구원은 "현 상황에서 금 가격 하방리스크를 헤지하기 위해 금 관련 DLS에 투자하는 것이 그나마 현명한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DLS는 기초자산이 일정 기준 이하로만 떨어지지 않으면 수익률을 보장하는 상품이다.

이미 금 펀드에 돈을 넣어 손실을 보고 있는 투자자는 일단 보유하는 것이 좋다는 의견도 있다. 이석진 동양증권 투자전략팀 차장은 "당초 금 가격 전망치를 1,500~1,700달러로 설정했는데 이제는 1,300~1,500 달러로 하향하는 것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그러나 전망치 가 하향됐다는 것은 가격이 바닥에 왔다는 신호로 1,300달러에서 더 떨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는 만큼 금 관련 펀드나 ETF에 투자해 이미 손실을 본 사람은 금값 반등을 염두하며 더 보유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송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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