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100만 공무원 정보 유출 논란 안심할 때 아니다

신용카드사 고객 개인정보 유출과 관련해 100만 공무원 관련정보까지 빠져나갔는지 여부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이명박 정부 시절, 쉽게 복사되는 공무원증의 단점을 보강하고 보안성을 강화한다는 취지로 도입된 전자공무원증 때문에 개인 신상정보 등이 털렸다는 주장과 그렇지 않다는 안전행정부의 반박이 맞서는 형국이다. 전자의 주장이 맞다면 혼란 요인이 아닐 수 없다. 2차 피해가 일어난다면 일반 신용카드와 달리 대규모 피해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안행부는 이 같은 가능성을 일축하고 있다. 100만 공무원이 전자신분증으로 교체한 것은 맞지만 일부만 금융거래 기능을 넣었다는 것이다. 특히 신용카드가 아니라 신용정보에 관한 사항이 기입되지 않는 현금카드 기능을 넣었기에 유출 가능성은 없다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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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안행부 말만 믿고 안심하기에는 미심쩍은 구석이 적지 않다. 은행들의 영업관행을 감안할 때 현금카드를 발급할 때는 대부분 다른 카드 발급을 권유 받기 마련이다. 하나라도 다른 카드를 발급받았다면 전자신분증에 수록된 정보가 유출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정부는 공무원 신분정보를 금융권이 아닌 조폐공사와 국가정보원이 관리하기에 은행 서버에는 전혀 내장돼 있지 않다고 믿고 싶겠지만 간단한 전산식이면 모든 정보를 통합할 수 있다. 빅데이터 프로세싱까지 연구하는 판에 정보 간 융합이 없다고 어떻게 단정할 수 있는가. 더욱이 공무원 복지카드나 신용카드와 연계되는 경우도 많다. 경기도에서는 공무원 90%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한다.

공무원의 신상정보 유출은 보통 심각한 문제가 아니다. 군과 경찰 같은 곳의 신분이 복사된다면 안보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 파장을 최소화하고 싶은 정부 입장을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지금은 모든 가능성에 대비할 때다. 호미로 막을 수 있을 때 막는 게 최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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