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중기신용보증기금 출연늘려라/이기영 조세연구원 연구위원(서경논단)

최근 경기침체 및 구조조정 과정에서 대기업 부도와 금융시장의 경색으로 중소기업의 부도가 급증하고 있다. 금년 1∼4월중 월평균 어음부도율은 0.30%로서 1982년 장령자사건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였으며, 부도업체수도 월평균 1천1백90개로 1995년수준(부도율 0.20%, 부도업체수 1천1백66개)을 상회하는 실정이다.또한 대기업부도로 파생될 경제적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하여 마련된 「부도유예협약」이 당초 취지와는 달리 금융시장의 교란요인으로 작용하여 그렇지 않아도 어려운 중소기업의 자금접근을 한층 어렵게 하고 있다. 중소기업계는 이러한 상황이 방치될 경우 기업의 도산→금융기관의 부실채권 증가→금융기관의 보수적 대출운용→기업 도산의 악순환이 계속될 것을 우려하면서 정부차원에서 특단의 조치를 취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금융자율화가 진전되면서 정부가 직접적으로 중소기업에 금융지원을 하는 것은 가능하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바람직하지도 않다는데 문제의 어려움이 있다. 왜냐하면 금융자율화의 핵심은 금융기관 자체의 심사기능에 의거한 자산운용의 자율성 보장에 있기 때문이다. 또한 금융기관의 경쟁력 향상은 국가경쟁력 차원에서 접근이 되어야 할 만큼 시급하고 중요한 과제인데, 심사기능의 확충과 자산의 자율적 운용이야말로 금융기관 경쟁력 제고를 위한 가장 중요한 필요조건이다. 선·후진국을 막론하고 중소기업금융은 시장실패가 나타나고 있는 영역으로서 적절한 정부의 시장개입은 필요하다. 이때 정부의 시장개입은 재정자금에 의한 간접적 지원의 형태를 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정부의 재정자금에 의한 간접적 지원중 가장 일반적이고 효과적인 방법이 바로 저위에 있는 중소기업의 신용을 보증 등의 형태로 보완하여 주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신용보증기금과 기술신용보증기금 등을 통하여 중소기업에 대한 신용보증을 하고 있으며 가장 효율적인 중소기업지원 방법으로 평가받고 있다. 결국 중소기업금융이 원활하게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우선 이들 기금에 대한 재정출연을 좀더 확대하여 보증여력을 확충할 필요가 있다. 그동안 지속적인 재정출연의 확대에도 불구하고 신용보증기금에 대한 정부출연의 비중은 대부분의 구미선진국은 물론 일본과 대만에 비해서도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현재 신용보증기금의 운용을 둘러싼 상황을 보면 예산의 부족, 높은 대위변제율 등 재정출연을 어렵게 하는 장애요인 역시 존재한다. 특히 올해는 경기침체로 세수확보에 차질이 예상되는데 경상경비 위주의 긴축적 재정운용을 통해 절감되는 예산과 예비비 등을 보증기금의 출연재원으로 활용할 수 있겠다. 또한 높은 대위변제율에 대처해서는 보증요율의 차등화, 부분보증제도의 전환을 통해 금융기관과 보증기금의 대출및 보증심사를 강화하는 방안을 생각할 수 있다. 재정자금을 활용한 또하나의 효율적인 방법은 중소기업은행의 재정차입금 확대및 정부출자에 의한 자본금 확충 등을 통해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재원을 추가로 확보하는 것이다. 한편 금융제도 및 관행의 개선을 통한 중소기업금융의 원활화는 지속적으로 추진하여야 한다. 우선 상업어음 할인 재원의 확충을 위해 상업어음을 견질담보로 한 표지어음 유통시장의 활성화및 발행기관의 확대가 필요하다. 또한 금융기관 스스로 신용도에 따라 중소기업대출의 금리밴드폭을 확대, 적용하면 고금리 사채에 의존하고 있던 중소기업의 은행권 접근이 용이해질 뿐 아니라 중소기업의 평균비용을 오히려 감소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이와같은 관행이 정착되기 위해서도 금융기관의 심사능력을 스스로 배양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선결과제이며, 금융기관의 입장에서도 유망한 중소기업을 발굴하여 남보다 먼저 고객관계를 형성하는 것이 탈은행화·증권화시대에 필요한 전략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약력 ▲61년 대전 출생 ▲서울대 경제학과 동대학원 ▲미펜실베이니아대 (경제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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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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