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빈 라덴 사망] 금융시장 전망

유가 급락·지수선물 상승 불구 "단기효과 그칠 것" 전망 우세<br>美 군사비 축소로 재정 감축·달러 강세 기대



'테러의 상징'으로 여겨졌던 오사마 빈라덴 사망 소식에 시장은 일단 환호했다. 2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날 미국 백악관발(發) 빈라덴 사살 소식이 전해진 직후 뉴욕상업거래소(NYMEX)의 6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는 장외거래에서 1.6% 급락하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 선물은 0.5% 상승하는 등 시장은 일제히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기 시작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미국과 서방 국가의 안보 리스크 가운데 큰 요인 하나가 제거됐다는 점이 당장은 금융시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하지만 '빈라덴 효과'가 얼마나 이어질 수 있을지 시장의 반응은 다소 회의적이다. 이날 유가와 외환ㆍ채권ㆍ주식 등 주요 시장의 가파른 등락은 일시적인 과민반응에 그칠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특히 미국의 빈라덴 사살은 정신적 지도자를 잃은 알카에다의 보복성 테러와 반미정서 확대에 따른 중동 정세의 불안정을 초래함으로써 시장에서 새로운 불확실성을 낳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많은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로이터 통신은 세계 최대의 채권투자회사인 핌코의 모하메드 엘 엘리언 최고경영자(CEO)의 말을 인용해 "시장은 안보 리스크 감소와 중동 및 중앙아시아 일부 지역에서 발생할 수 있는 소요 가능성이라는 양면 효과 사이에서 균형을 찾을 것"이라면서 "특히 국제유가는 이 두 가지 요인 사이에서 큰 변동성을 나타낼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호주 소재 팻프로핏츠의 원자재 애널리스트인 데이비드 레녹스의 말을 인용해 "국제유가나 금 가격 하락은 단기적인 현상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며 "장기적인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각에서는 빈라덴의 죽음이 국제유가의 리스크 프리미엄을 제거함으로써 유가가 많게는 배럴당 10달러가량 하락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지만 불안한 중동 정세를 감안하면 이는 지나친 낙관론으로 비친다. 다만 미국의 '공적 1호'인 빈라덴 사망이 적어도 미국에는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리더십이 힘을 얻고 오는 7월부터 시작될 아프가니스탄 철군 정책이 힘을 얻으면서 미국 달러화는 당분간 상승세를 탈 것으로 관측된다. 군사비 축소에 따른 재정 감축으로 달러 강세도 힘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히라이 구니유키 도쿄미쓰비시UFJ은행의 한 외환 트레이더는 "(빈라덴 사망은) 미국에는 좋은 소식이고 곧 달러화가 강세를 나타낼 것임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프랑스의 크리스틴 라가드르 재무장관도 이날 빈 라덴의 사망은 미국의 소비심리 개선과 경기 확대로 이어질 것이라며 "이번 사태는 미국 경제에 대한 신뢰감 확대로 이어질 것"이라는 견해를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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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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