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가족관계등록법 개정안을 10일 입법예고한다고 9일 밝혔다.
개정안은 가족관계증명서와 기본증명서, 혼인관계증명서, 입양관계증명서 등 각종 신분증명서를 현재 신분관계만 기재한 문서를 '일반증명서'와 과거 기록까지 전체를 표시하는 '상세증명서'로 나눴다. 또 본인이 선택한 사항만을 표시한 특정증명서도 발급받을 수 있게 하고 증명서를 요구하는 기업 등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일반·특정증명서를 받는 것을 의무화하도록 했다.
지금까지는 증명서를 발급받고 제출할 때 이혼 등 민감한 정보까지 공개돼 고통받는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 취업을 위해 기본증명서를 회사에 낼 때 부모의 이혼이나 이름을 바꾼 사실 등이 드러나고 자녀의 보육수당을 받으려고 가족관계증명서를 내면 옛 배우자 사이에 낳은 자녀 등이 공개되곤 했던 것이다.
현재 사실관계 위주의 '일부증명서'가 2009년에 도입됐지만 '일부'라는 용어에 무언가를 감추려고 한다는 부정적인 느낌이 있고 법 규정이 모호해 사용률은 1.5%에 그친다.
법무부는 이 같은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 일부증명서의 이름을 일반증명서로 바꿨다. 올해 여론조사기관 리서치랩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85.9%가 일부증명서를 일반증명서로 바꾸는 데 찬성했다. 법무부는 "이름을 바꾸는 것만으로도 일반증명서가 활성화되는 데 큰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일부증명서가 제대로 안 쓰인 데는 법에서 '증명서 제출을 요구하는 기관에서 최소한의 등록사항이 기록된 증명서를 요구해야 한다'고 모호하게 규정한 탓도 컸다. 하지만 개정안은 '기관에서는 일반증명서 또는 특정증명서를 요구해야 하며 상세증명서를 요구하는 경우에는 그 이유를 설명해야 한다'고 명시함에 따라 과거 개인정보까지 드러나는 상세증명서를 함부로 요구할 수 없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