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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생의 힘] (2) 방위산업의 미래 이끈다
입력2009.08.06 17:23:22
수정
2009.08.06 17:23:22
■ 구매조건부 개발사업 <br>"부품소재 국산화로 자주국방 기여"<br>대륙화학, 한화 제안에 '충격완화 받침대' 개발<br>풍산FNS 유체발전장치로 연 20억 수입 대체 효과
| 풍산FNS 연구원들이 기술연구소에서 차세대 신제품 개발작업에 몰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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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여년간 산업용 고무제품을 생산해온 대륙화학공업은 지난 2005년 한화로부터 로켓을 보호해주는 '충격완화받침대' 개발프로젝트에 참여해 달라는 제안을 받았다.
당시 중국 등의 저가공세에 시달려왔던 대륙화학공업은 사업성이 충분한데다 구매조건부 신제품 개발사업이라는 점에 매력을 갖고 국방기술품질원의 가이드라인을 받아 개발작업에 착수했다.
충격완화받침대는 전체의 80% 이상을 고무로 만들기 때문에 10년 이상 장기간 보관해도 변형 및 균열이 발생하지 않는 고무소재를 사용하는 등 까다로운 조건을 맞춰야 했다.
대륙화학공업의 김우정 전무는 "실제 개발에 착수하고 나니 곳곳에서 생각지 못했던 난관에 직면해야 했다"고 회상했다.
막상 충격완화받침대를 완성해놓고도 제품의 성능을 검증하기 위한 시험공간이나 받침대에 장착될 포드를 확보하는 것도 골치거리였다. 회사는 수소문 끝에 국방기술품질원의 도움을 받아 한화 대전공장의 협조를 이끌어냈고 시험장소까지 제공받아 개발작업을 성공적으로 마무리지을 수 있었다.
구매조건부 신제품 개발사업이 국내 방위산업의 국산화를 통해 자주국방의 뿌리를 튼튼하게 만드는데 남다른 기여를 하고 있다. 국내 방위산업은 대부분 외국산 부품을 사용하고 있어 막대한 로열티 부담을 떠안고 있으며 글로벌 경쟁력에도 한참 뒤쳐져 있는 실정이다.
한화와 대륙화학공업처럼 대기업과 중소기업들은 최근들어 긴밀한 협력관계를 맺고 차세대 국산부품을 잇따라 선보이며 방위산업의 국산화를 선도하고 있다.
대륙화학공업이 개발한 제품은 진동이나 충격, 습도 등에서 수입품과 동등한 품질을 갖췄으며 고열과 저온 등 악천후에서도 20% 이상의 높은 성능을 보이고 있다. 이 제품은 전량 국산화 돼 연간 12억원의 매출을 일으키는 등 효자품목으로 자리잡았다.
대륙화학공업은 구매개발사업에 뛰어들어 안정적인 판로 확보와 매출 증대는 물론 신사업 진출이라는 결실을 거뒀다. 한화도 과도한 수입 의존에서 벗어나 가격 안정과 물량 확보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었다.
방위산업 전문업체인 풍산FNS는 위기를 기회로 삼아 성공한 케이스다. 이 업체는 지난 2002년부터 기술도입생산으로 양산 진행중인 다연장로켓(MLRS) 신관의 주요부품을 미국 록히드마틴으로부터 수입해왔다.
하지만 2004년 록히드마틴으로부터 주요 부품인 유체발전장치를 더 이상 공급 받을 수 없게 되자 MLRS탄두 신관의 생산에 어려움을 겪게 되면서 기술개발의 필요성을 느끼게 됐다.
풍산FNS는 국방기술품질원과 협력해 지난 2004년부터 국산 개발에 착수했고, 1년간의 개발 및 시험평가기간을 거쳐 2005년 후반부터 관련부품을 탄두신관에 적용해오고 있다. 아울러 유체발전장치를 구성하는 다이어프램과 다이어프램 링 등 핵심부품까지 개발해 MLRS탄두 신관의 국산화율을 한단계 끌어올렸다.
풍산FNS가 개발한 유체발전장치는 구매조건부 지원금 1억5,000만원을 제외하고도 실투자금액만 5억원을 웃돌고 있다. 하지만 국산화 이후 연간 20억원의 수입대체효과를 올리고 있으며 올해 매출 210억원을 예상하고 있다.
이 같은 유체발전장치 개발 성공에 힘입어 '타이머아이씨'와 '피스톤모터' 등 전량 수입에 의존해오고 있는 고성능 센서 개발작업도 한창 진행중이다.
한 방위산업체의 구매조건부 담당자는 "국가방위산업의 경우 개발단계에서 구매조건부 과제로 선정되기에 어려운 점이 많다"며 "산업특성상 비경제적인 품목일 경우 국산화 추진이 힘들고 비용과 시간문제까지 감안하면 중소기업의 개별역량으로는 감당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중소기업청은 이 같은 문제 해결을 위해 올해 '방위산업펀드'를 별도로 마련해 지원비중을 늘리는 한편 국방기술품질원과 유기적인 협력관계를 맺고 방위산업의 국산화에 힘쓸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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