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유럽 에너지 공급·거래업체… 천연가스 가격정보 제공 안하기로

가격 산정기관 조작 의혹따라

주요 에너지 공급 및 거래 업체들이 유럽 천연가스 기준가격 산정기관들에 대한 가격정보 제공을 중단했다. 이는 ICIS헤렌 등 천연가스 가격 산정기관들의 일부 트레이더들이 가격조작 의혹에 연루된 데 따른 후속조치다.

8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유럽 2위 규모의 노르웨이 국영 천연가스 생산 업체 스탯오일, 스위스 소재 원자재거래소 두 곳과 대형 투자은행들은 플라츠ㆍ아구스ㆍICIS헤렌 등 천연가스 가격 산정기관에 대한 가격정보 제공을 최근 중단했다.

이는 지난해 11월 영국 수사당국이 일부 상품시장 트레이더들의 '영국 천연가스 기준가격(NBP)' 조작 의혹을 조사하고 있는 데 따른 후속조치다.


가격 산정기관들이 매일 공시하는 천연가스 기준가격은 대부분 업체 간 실제 거래사항이 아닌 업체들이 제출한 호가를 토대로 정해진다. 이 시스템은 리보(영국 은행 간 금리)처럼 조작 위험에 노출돼 있다는 지적을 받았으며 국제증권관리위원회(IOSC)로부터 가격산출 방식 개편에 대한 요구를 받은 상태다. 이에 따라 자칫하면 천연가스 가격조작 파문이 제2의 '리보 조작사태'로 확산될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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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에너지 시장에서는 대형 업체들이 천연가스 가격정보 제공을 중단하면 가격에 대한 신뢰하락으로 거래질서가 흔들릴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로데릭 브루스 IHS에너지 애널리스트는 "대형 업체들이 정보를 제공하지 않으면 가격의 신뢰성이 하락할 것"이라며 "이로 인해 천연가스 거래량이 줄며 오히려 기준가격 조작이 더 쉬워져 역효과만 날 것"이라고 말했다.

정보제공을 중단한 업체들은 이번 기회에 기준가 추산방식을 개편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셸리 라우스 스탯오일 규제 자문역은 "현재의 기준가 산정방식이 투명성과 신뢰성을 개선하는 방향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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