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국민들은 부동산 정책의 최우선 과제로 전월세 가격 안정을 꼽았다. 급등하는 전세금 부담에 못 이겨 월세시장으로 떠밀리는 '주거 난민'이 늘어나고 있는 데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올해 가장 중점을 둬야 할 부동산 정책으로 전월세 가격 안정을 지목한 응답자가 38.6%에 달해 가장 높았다.
주택거래 활성화가 21.5%를 나타냈고 이어 세금 인하(16.0%), 주택공급 확대(10.1%), 분양가상한제 등 규제 완화(7.6%) 순이었다.
전월세시장 안정화를 최우선 과제로 지목한 응답에는 연령·계층별 차이가 거의 없었다. 모든 연령대에서 전월세 가격 안정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가장 컸다. 특히 주택 실수요층에 진입하는 30~39세의 경우 전월세 안정을 지목한 응답 비율이 50.9%에 달해 30대의 주거 불안정성이 가장 큰 것으로 분석됐다.
이어 40~49세의 응답 비율이 38.8%를 기록했고 19~29세(38.5%), 60세 이상(34.0%), 50~59세(31.4%) 순이었다. 우리 경제의 '허리'인 생산가능 인구 대부분이 전월세 부담의 늪에 빠져 있는 것이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전세금은 78주 연속 상승(17일 기준), 지칠 줄 모르는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12월 기준 서울 수도권 아파트의 평균 전세금은 2억633만9,000원으로 전년 대비 1,730만5,000원 뛰었다. 지난해 우리 가계의 월평균 소득이 416만2,000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한 가구가 한 푼도 쓰지 않고 49개월가량을 모아야 간신히 전세금을 마련할 수 있다는 의미다.
전세금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월세로 전환하는 가구도 급증하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전체 임차주택 중 전세의 비중은 53.3%로 월세 46.7%와 거의 비슷한 수준까지 낮아졌다. 정부도 전월세 문제의 심각성을 인정하고 있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올해 고액 전세대출을 차단해 매매수요를 늘리고 월세 소득공제를 세액공제로 전환하는 등의 대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부동산 관련 규제 완화에 대해서는 대체로 합격점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 분양가상한제 등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는 응답은 전체의 7.6%에 그쳤다.
재건축 등 각종 규제가 완화된데다 취득세 영구 인하 등의 대책이 효과를 나타낸 것으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