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7월 14일] 고소득층까지 지갑을 닫는 소비위축

소비는 생산과 함께 경제를 지탱하는 두 축이다. 소비가 이뤄져야 생산이 이뤄지고 그래야 고용도 성장도 가능하다. 그런데 최근 소비가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 중산층은 물론 고소득층까지 지갑을 닫고 있다. 경기가 더 나빠질 것이라는 전망으로 소비심리가 더욱 얼어붙고 있어 이대로 가다간 소비부진으로 인해 경기침체가 더 빨라지지 않을까 걱정스럽다. 소비부진→생산위축→고용감소→경기위축의 악순환에 빠져들지 않도록 대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할 때다. 통계청이 조사한 지난달 소비자전망조사는 ‘외환위기 때보다 더 어렵다’는 말이 사실임을 확인시킨다. 현재의 경기가 어떤지를 나타내는 소비자평가지수(기준치 100)는 61.3으로 전월보다 10.9포인트나 곤두박질했다. 6개월 후의 경기에 대한 전망인 기대지수도 86.8로 전월보다 5.4포인트나 떨어졌다. 심리만 위축된 것이 아니라 실제로 지난달 소비재판매는 0.6% 줄어 두달째 감소세를 보였다. 통계지표를 굳이 거론하지 않아도 소비침체는 일상에서 목도할 수 있다. 직장이나 아파트 주변 상가는 손님들의 발길이 뜸하고 마수걸이를 못하는 가게도 수두룩하다고 한다. 통계청 조사에서도 나타났듯이 앞으로 소비는 더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 고유가 등으로 물가가 다락같이 오르고 있으니 기업과 가계 모두 비용을 줄일 수밖에 없다. 부동산과 주식시장도 약세를 지속하고 있어 자산디플레가 우려되고 있다. 더구나 금리까지 치솟아 이자부담도 날로 늘어나고 있으니 소비는 쉽게 살아나기 어려워 보인다. 소비침체를 막으려면 세금환급 등과 같은 직접적인 지원 외에 심리위축을 차단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흔히 ‘경제는 심리’라고 한다. 경제주체들이 어떤 생각을 갖느냐에 따라 경기는 실제보다 좋아질 수도 있고 나빠질 수도 있다는 얘기다. 외환위기를 겪은 우리가 유례가 없을 정도로 단시일에 질곡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경제주체 모두가 ‘극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졌기 때문이다. 경제회생에 자신감을 가졌던 현 정부는 최근 경기상황이 나빠지자 ‘위기’를 너무 강조하고 있다. 지금 정부가 해야 하는 일은 위기극복을 위한 종합적인 액션플랜을 제시함으로써 국민 모두가 경제회생에 대한 자신감을 갖게 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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