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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블로그] 김광수 기자의 ‘아! 차!’(10)

포르셰 911은 올해 知天命이 됐다는데…





논어(論語) 위정편(爲政編)에 보면 다음과 같은 문구가 나옵니다. 子曰, 吾十有五而志于學 三十而立 四十而不惑 五十而知天命 六十而耳順 七十從心所欲不踰矩. 공자가 자신의 인격형성 과정을 서술하면서 나이에 따른 변화된 모습을 적은 구절이죠. 그 중에 저는 50세에 하늘의 뜻을 알게 됐다는 말이 와 닿습니다. 요즘은 100세 시대라니 50이 돼서 철들어도 겨우 절반이네요. 저도 그 나이가 돼봐야 하늘의 뜻이 뭔지 알 수 있으려나요?

그러면 50년 된 차들은 뭘 알까요? 이 도로가 아스팔트인지 흙길인지. 이건 아니겠고. 아니 50살이나 먹은 차가 있을지 일단 찾아봤습니다. 그리 많지는 않아도 꽤 있더군요.

대표적인 모델로 포르셰 911이 있습니다. 포르셰하면 떠오르는 모델 911은 1963년 9월 국제모터쇼(IAA)에서 첫 선을 보였습니다. 처음부터 이름이 911은 아니었고, 타입 901에서 1964년 개명한 거죠. 이름이야 달라졌지만 지난 50년간 개구리처럼 볼록 튀어 나온 헤드라이트를 비롯해 911은 자신만의 독특한 캐릭터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벌써 7세대 모델인데도 911은 스포츠카의 대명사로 50년을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있죠.


마세라티의 콰트로포르테도 올해 탄생 50주년을 맞습니다. 지금 출시되는 모델은 5세대 모델인데, 엄밀히 말하면 콰트로포르테는 생산과 중단을 반복해 50살을 맞았다고 보기 힘들다는 주장도 있죠. 어찌 됐든 첫 모델이 나오고 50년이 지난 지금 콰트로포르테는 전 세계 마세라티 판매량의 60%를 차지하며 어려웠던 회사를 먹여살리는 효자 노릇을 합니다. 이탈리아어로 콰트로(Quattro)는 숫자 4, 포르테(Porte)는 문을 의미한다네요. 4도어 세단이라는 아주 단순한 차명인데, 차량의 성능은 요즘말로 ‘대다나다’고 할 수 있겠네요. 엔진 소리가 그렇게 환상적이라는데, 저는 알 길이 없네요. 얼마 전에 배우 이지아씨가 대리운전을 불렀다가 경찰차랑 사고가 나서 더 유명해졌던 바로 그 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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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천명(知天命)을 넘어 이순(耳順), 즉 60살이 된 차도 있습니다. 쉐보레의 콜벳인데요. 포르셰가 독일, 유럽을 대표하는 스포츠카라면 콜벳은 미국을 대표하는 모델입니다. 올해 북미 국제 오토쇼(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7세대 모델 스팅레이(가오리)가 나왔는데, 더욱 멋있어졌습니다. 콜벳도 우리나라에서 판매는 되고 있습니다만 판매는 신통치가 않네요. 저 같아도 그 가격(8,562만원)이면 다른 차를 사겠습니다만 이달에 사면 1,700만원이나 깎아준다니 관심 있으면 고민 좀 해보세요.

MINI 클럽맨도 2년 전 50주년이 됐습니다. MINI는 클럽맨 탄생 50년을 기념해 MINI 50 햄튼을 출시했었는데요. 런던 남서부 도시 햄튼에서 영감을 얻어 제작됐다고 하는데, 이후 클럽맨은 그린파크, 하이드 파크 에디션 등 지명을 딴 모델들이 연이어 나오고 있습니다. 클럽맨 50 햄튼은 1년간 팔았는데, 별로 팔리지는 않았다고 하네요.

포드 머스탱은 내년에 50살 생일을 맞습니다. 미국 머슬카의 아이콘인 머스탱은 1962년 컨셉트카로 소개된 이후 1964년 봄 뉴욕 세계 박람회에 첫 선을 보입니다. 이미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던 머스탱은 공개된 당일에만 2만2,000대가 팔렸다고 하네요. 참고로 머스탱이라는 이름은 비행기 P-51 머스탱에서 따왔다는 설과 야생마의 이미지를 살리기 위해 이름을 붙였다는 주장이 있습니다. 머스탱은 가격이 4,000만원대로 저렴한(?) 편이라 멋 좀 부리고 싶은 남성들에게 딱 맞는 모델이라 생각됩니다. 개그맨 허경환씨가 타는 모습이 잘 어울려 보입니다.

자동차의 나이가 50이 아닌, 브랜드 탄생 50주년을 맞아 내놓은 50주년 한정판 모델들도 눈길을 끕니다. 람보르기니는 브랜드 창립 50주년을 기념해 100대 한정으로 아벤타도르 LP720-4 50° 애니버서리오를 내놨습니다. 기존 아벤타도르 LP700-4의 엔진을 튜닝해 출력은 720마력으로 업그레이드 됐고, 최고속도 350 km/h, 제로백 2.9초의 무시무시한 성능을 낸다고 합니다. 국내에는 몇 대나 팔렸을까요?


김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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