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버냉키 "경기 더 나빠지면 추가조치 더블딥 발생 가능성은 낮아"

버냉키 상원 금융위원회 출석

미국 경기가 더 악화되면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추가적인 부양 조치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22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벤 버냉키 FRB 의장은 21일(현지시간) 상원 금융위원회에 출석해 "미국의 경제전망이 매우 불확실(unusually uncertain)하다"면서 "우리는 경제상황이 더 나빠질 경우 새로운 조치를 취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버냉키 의장은 다만 FRB가 취할 수 있는 추가 조치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다. 버냉키 의장은 "경기 부양을 위해 초저금리 정책이 여전히 필요하다"며 앞으로 '상당기간에 걸쳐' 초저금리 기조를 계속 유지할 것이라는 종전 입장을 거듭 확인했다. FRB는 지난 2008년 12월부터 정책금리를 제로수준인 0~0.25%로 낮춘 후 지금까지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버냉키 의장은 미국 경제의 회복세가 미약한 상태라는 점을 인정했으나 경기가 일시적인 회복세를 보인 후 다시 침체로 빠져드는 이른바 '더블 딥'이 발생할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FRB는 지난달 22~23일 개최한 정례회의에서 미국의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당초 4.3~4.5%에서 3.5~4.2%로 낮춰 잡았다. 지난 1ㆍ4분기 미국의 경제성장률 역시 2.7%(연율 환산)를 기록, 전망치인 3%에 미치지 못했다. 하지만 버냉키 의장은 경기회복 흐름이 지속될 것이란 점을 강조했다. 그는 "앞으로 몇 년 동안 경기가 완만한 성장을 이어가고 실업률은 점차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물가상승률은 낮은 수준에서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버냉키 의장은 "상반기 설비와 소프트웨어에 대한 투자가 빠른 속도로 증가했다"면서 "수출 회복세가 미국 경제의 성장을 견인했다"고 강조했다. FRB는 지난달 회의에서 4ㆍ4분기 실업률 전망치를 8.1~8.5%에서 8.3~8.7%로 높여 잡았다. 버냉키 의장은 "민간 부문에서 매달 10만개의 일자리가 늘어나고 있지만 현재 9.5%인 실업률이 더딘 속도로 떨어지고 있다"면서 "이 같은 상황에서는 2008~2009년에 사라진 일자리 850만개를 복구하기까지는 상당한 기간이 걸릴 것"이라고 지적했다. 버냉키 의장은 또 "유럽의 재정위기도 경기 전망을 다소 어둡게 하는 데 한몫을 했다"면서 "금융시장이 상당히 개선됐지만 경제성장을 충분히 뒷받침하지는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주택시장이 여전히 침체된 상태"라면서 "대출금을 갚지 못한 주택의 차압이 늘면서 집값 하락과 함께 주택건설 경기를 위축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버냉키 의장은 중국의 환율 정책이 수출 보조금을 주는 효과를 내느냐는 셔로드 브라운 의원의 질문에 "그렇다"고 대답했다. 버냉키 의장은 위안화 가치를 높이는 것이 중국에도 이익이지만 미 의회가 중국을 강하게 압박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한 방법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는 위안화 가치가 "10~30%가량 저평가돼 있다"고 말했다. 버냉키 의장은 "장기적 측면에서 전반적인 고용과 우리의 경상 적자 간 관계에 많은 연관은 없다"면서 중국에 대한 무역 적자를 고용 감소와 직접 연계시키는 데는 회의적인 입장을 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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