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그레이트 체인지 코리아] "통일은 꿈 아닌 우리의 미래" 국민 무관심 부터 해소해야

1부. 대한민국 미래 보고서 ③ 통일 한국을 향하여<br>전후세대 일수록 관심도 낮아 통일후 대비 교육과정등 필요<br>분단 유지·관리 차원 벗어나 국제사회와 상호협력 틀 마련 적극적인 통일정책 추진해야


남북한의 자주적 통일원칙 등을 담은 남북 정상 간 6·15 공동선언의 10주년 기념 범국민대회가 지난 13일 서울광장에서 정당 및 시민단체 대표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리고 있다. /오대근기자

"통일을 위한 첫걸음은 국민의식 속에서 점점 사라져가는 통일 무용론ㆍ회의론ㆍ무관심을 극복하는 것이다." "일차원적인 분단관리에서 벗어나 중장기적이고 적극적인 분단극복 전략을 마련하는 '통일 신(新) 패러다임'이 필요하다" 25일 6ㆍ25전쟁 발발 60주년을 맞지만 한반도 긴장 고조와 실타래처럼 엉켜 있는 북핵 문제 등으로 국민들의 안보의식과 통일염원이 점점 약해지고 있다. 남북한이 글로벌 냉전체제에서 비롯된 분단의 고통을 지구촌에서 유일하게 짊어진 채 갈등ㆍ반목과 대치를 거듭하며 긴장상태 속에서 살아온 것에 비춰보면 다소 의외로 받아들여진다. 특히 국론이 보수ㆍ진보로 나뉘어 치열하게 다투는 이념공방은 오히려 60년의 세월이 흘러도 아직 아물지 않은 전쟁의 상흔을 덧나게 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대다수의 통일전문가들은 24일 분단이 고착화하고 있고 전후 세대 사이에서조차 북한에 대한 인식이 다양화하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통일인식 저하를 가장 큰 통일저해 요소로 꼽았다. 큰 틀에서 사회 자체가 다원화하고 있다는 사회학적 관점과 자본 중심의 세계질서 재편 과정에서 통일에 대한 실효성을 잊어가고 있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시대상에 따라 통일의 상도 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은 남북이 상생ㆍ공영의 틀을 유지하며 통일의 길을 찾아가기 위해서는 지금과 같은 안보적 위기 상황을 가장 지양해야 할 점으로 꼽고 있다. 자칫 크고 작은 군사적 충돌이 발생할 경우 통일한국은 요원한 꿈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무관심 극복이 '통일의 첫걸음'=서울경제신문이 창간 50주년을 맞아 최근 실시한 여론조사를 보면 국민의 4분의1은 통일이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또 통일부 산하 통일교육원이 전국 중고생 1,08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통일의식조사'에서도 응답자의 47.4%가 '(통일에) 관심이 없다'고 답했다. 청소년들에게는 통일 무용론을 넘어 통일 무관심론이 확산되고 있는 셈이다. 무엇보다 북한에 대한 세대 간 인식차이가 통일을 지연시킨다는 지적이 있다. 실제로 엄종식 통일부 차관은 한 강연회에서 "천안함 사태 조사결과 발표 후 그것을 믿지 못하겠다고 하는 사람의 절반이 20대로 나타났다"며 "젊은 세대와 의사소통을 어떻게 해나가느냐가 최대 과제"라고 토로했다. 엄 차관의 이 같은 언급은 6ㆍ25전쟁을 경험한 전쟁세대와 전후세대, 전후세대 사이에서도 나뉘는 북한에 대한 인식의 차가 심각한 수준이라는 것을 방증한다. 심지어 이런 인식의 차는 이념갈등을 넘어 세대갈등과 같은 세대 간 갈등으로 확산되면서 남남갈등에 따른 국론분열 현상마저 초래하고 있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통일에 대한 국민적 무관심을 해소하는 것이 통일을 위한 첫걸음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를 위해 이들은 여느 때보다 통일의 당위성과 통일의 과정, 그리고 통일 후를 대비한 통일교육이 필요하다고 한다. 이미경 통일교육원 교수는 "과거 권위주의 정부 시절처럼 통일의 당위성만을 강조하는 통일교육보다는 청소년의 눈높이에 맞춘 현실적인 통일교육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대결과 안보를 강조하는 통일교육이 아닌 남북협력의 중요성을 전달하는 내용으로 교육 과정이 재구성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적극적 통일정책과 '신패러다임' 필요=독일 통일의 아버지로 불리는 헬무트 콜 전 서독 총리는 통독 과정에서 3대 원칙을 끝까지 지켰다고 회고록에서 밝혔다. 그가 밝힌 원칙은 ▦자유민주주의 체제 하의 통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동맹과 미독(美獨) 동맹 강화 ▦프랑스 등 이웃과 동반자가 되는 통일 등이다. 그의 원칙은 우리에게도 의미하는 바가 적지 않다. 우리야말로 자유민주주의 체제로의 통일이라는 대원칙에서 한 치도 비켜갈 수 없으며 주변국과 동맹을 공고히 하고 미국ㆍ중국ㆍ일본ㆍ러시아 등 주변국으로부터 협력을 이끌어내는 외교적 능력을 발휘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그동안 우리가 냉전 이후 '분단관리'에만 치중해왔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제부터라도 일차원적인 분단관리가 아닌 중장기적인 분단극복의 전략을 마련하는 '통일 신패러다임'이 필요하다고 이들은 입을 모은다. 적극적으로 통일을 말하고 준비하는 것은 물론 지역적 차원의 중층적 접근을 통해 한반도 평화를 더욱 공고히 하고 나아가 통일로 가는 토대를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박세일 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장은 얼마 전 한 세미나에서 "정부가 이제 분단상황을 유지하고 관리하는 통일정책에서 벗어나 좀더 적극적인 통일을 추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정부가 한반도 통일을 동북아 평화와 협력의 틀 안에서 추진한다는 입장을 국제사회에 널리 홍보해야 한다"며 통일을 위한 국제사회와의 상호협력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했다. 무엇보다 통일은 먼 꿈이 아니라 언제든 우리에게 현실로 다가올 수 있는 미래라는 것으로 국민적 인식이 바뀌어야 하며 이를 위해 시대에 맞는 통일교육이 이뤄져야 한다는 데 대다수 전문가와 국민들은 공감하고 있다. 여기에 남과 북이 한반도 상황을 잘 관리하며 통일외교를 위한 역량을 키워가야 한다는 지적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우선적으로 남북 간 교류ㆍ협력이 안정된 정세 속에서 이뤄져야 한다는 점에 이견을 가진 이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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