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삼성그룹에서만 '감성코칭' 강연이 네 차례나 열릴 정도로 기업의 인성교육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인성지수가 높은 사원이 인간관계가 원만하고 일도 더 잘한다는 것을 기업들이 인식한 것이죠."
미국 미시간공과대(MTU) 재직 시절 '미시간주 최우수 교수'로 선정되면서 '교수를 가르치는 교수'로 알려진 조벽(56ㆍ사진) 동국대 석좌교수는 20여년간 몸담았던 MTU 교수 자리를 내놓고 지난 2005년 귀국해 우리 사회의 인성교육에 매달려왔다. '인성이 곧 실력'임을 강조하는 조 교수는 그 방법론으로 감성코칭을 제시한다. 그는 "인성은 감성과 직결된 성품으로 감성 조절이 잘되면 정서적으로 안정돼 집중력이 높아지고 상상력ㆍ창의력이 강화돼 학습능력이 향상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감정 찌꺼기가 쌓이면 불안ㆍ초조해지고 스트레스로 작용해 차분히 앉아 집중은커녕 약한 상대를 찾아 스트레스를 해소하려 하니 결국 학교폭력 등 사회적 문제로 직결된다"며 "이제는 학생들의 머리(지식)가 아니라 가슴(인성)을 채워야 할 때"고 지적했다.
감성코칭은 심리학자 존 가트맨 박사가 개발한 인성교육법으로 복잡한 감성을 자율적으로 제어해 상황을 합리적으로 판단하고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해준다. 조 교수는 "감성코칭의 핵심은 감정 변화를 포착하고 상황에 맞는 행동을 스스로 찾을 수 있도록 해주는 트레이닝"이라며 "궁극적으로 인간관계 개선이 가능해진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기업 강의를 가면 임원들은 직원 대상으로, 직원들은 상사 대상으로 감성코칭을 해달라고 주문한다"며 "조직 내 불통을 해소하기 위해 인성교육을 선택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인성교육이 제도권 교육으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시대에 맞는 평가기준을 개발해 학교현장에 스며들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교수는 "미국 대학에서는 인성평가항목에 리더십을 우선에 두고 봉사ㆍ에세이ㆍ체육활동 등 경력을 검증해 우수 학생을 선발한다"며 "한국도 사회적 관심에 맞게 평가항목을 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 사회의 관심 주제로 창의력을 꼽는 그는 "170여개의 창의력 관련 개념을 6가지로 압축해보니 기초지식, 퍼지 사고력을 뺀 네 가지(호기심ㆍ모험심ㆍ긍정심ㆍ허심=여유)는 심리적 영역"이라며 "결국 감성이 창의력의 원동력"이라고 설명했다. 감정 조절이 어려운 학생들은 취업을 해도 의사소통이 쉽지 않아 결국 조직의 효율을 떨어뜨린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인성교육이 최근 기업의 화두로 떠오른 원활한 소통의 처방이 될 수 있다는 것.
조 교수는 "교육계도 최근 인성교육의 중요성을 깨닫고 감성코칭 의뢰가 크게 늘고 있다"며 "거대한 항공모함(교육계)이 이제 선로를 바꾸고 있으니 우리 사회에도 곧 인성교육의 파급력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조 교수는 MTU 혁신센터 소장, 학습센터 소장, 학생성공센터 소장을 지냈으며 교육과학기술부 정책자문위원, 서울시교육청 정책자문위원, 대학교육협의회 정책자문위원, 학교폭력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