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기고] HD방송 성공하려면

세계 주요 국가들이 아날로그 방송에서 디지털 방송으로의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그중 디지털 방송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HD방송은 시청자들에게 고화질ㆍ고음질의 품격 높은 시청환경을 제공하면서 동시에 국가적으로는 프로그램 콘텐츠의 수출시장을 선점하고 가전산업을 활성화시킬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다. 정부에서는 디지털 전환시점을 오는 2010년에 맞추고 각 주체별로 다양한 정책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과연 2010년에 완벽한 전환이 가능할지는 아직 넘어야 할 산이 한둘이 아니다. 미국이나 영국ㆍ독일ㆍ일본 등도 2009년에서부터 2012년까지 디지털 전환을 시도하고 있으며, 심지어 중국도 2015년에 완벽한 디지털 전환을 추진하고 있어 경쟁에서 뒤지지 않기 위해서는 적어도 2012년까지는 전환이 돼야 세계 미디어 시장을 주도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가 디지털 전환을 통해 성공적인 HD방송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가장 우선적으로 국민들, 즉 시청자들의 전폭적인 호응이 필수적이다. 미국이나 영국ㆍ일본 등의 나라도 디지털 전환이 조금씩 지연되는 원인도 바로 자국 시청자들의 관심 부족 때문으로 조사되고 있다. 그렇다면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 수 있는 방안을 최우선적으로 찾아야 할 것이다. 바로 그것은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 만한 HD프로그램을 보여주고 HD방송에 대한 인식을 확산시키는 전략이 필요한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시범적으로 HD방송을 준비하는 지상파나 케이블 모두다 HD급 프로그램의 편성비율을 맞추는 데 급급해서는 안되며 HD에 걸맞은 장르를 중심으로 제작해 프라임 시간대에 방영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즉 시청자가 가장 보고 싶어하는 프로그램을 우선적으로 HD화하는 방안이 고려돼야 한다는 것이다. 방송사에서 HD 프로그램 제작시 현재의 SD 프로그램에 비해 훨씬 많은 비용이 드는데 이를 위한 재원조달 방안이 모색되지 않는다면 사실상 불가능한 것이 사실이다. 물론 방송장비와 셋톱박스, 네트워크 구축, 송출 시스템 구축 등에 3조5,000억원 이상의 비용이 들어가지만 이를 채울 콘텐츠가 부족해 시청자들이 외면한다면 HD방송은 기형적인 모습으로 추진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이 시점에서 필요한 것은 추진 주체들의 선택과 집중이다. 시장의 논리를 존중해 무조건 장비구입에 재원을 투입하는 것보다 콘텐츠 제작지원과 연구개발 활동에 우선적인 투자나 지원을 고려해야 한다. HD제작 및 편집시설을 공동 운영해 기술적으로나 시스템적으로 사전에 철저히 점검하는 노력도 뒤따라야 할 것이다. 또한 디지털 전환의 주체들이 각자의 입장에서 추진하는 것보다는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공조가 우선돼야 한다. 정부에서는 각 주체들의 의견을 수렴해 구체적이고 명확한 로드맵을 제시하고 각 주체들 역시 공동의 목표를 위해 한 방향으로 움직여야 한다. 아울러 일정기간 동안은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동시방송이 불가피한데 시청자들의 불편이 없도록 사전에 충분한 홍보가 필요하며 혹시라도 모를 디지털 시청의 소외계층을 위한 정부차원의 지원은 반드시 수반돼야 한다. HD방송의 구현은 방송산업뿐만 아니라 국민들의 삶의 질, 문화수준, 다양성 증대 등 우리사회 전반의 패러다임을 새롭게 창출하는 것이다. 그러기에 소비자인 시청자를 그 중심에 둬야 한다는 점을 재차 강조하고 싶다. 21세기 미디어 산업을 선도할 그 첫번째 교두보라 할 수 있는 HD방송 시장에서 뉴미디어 강국인 한국의 진면목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도록 모두가 지혜와 역량을 하나로 모아야 한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