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천안함 北소행 공식발표] 남은 궁금증

■ 소형 잠수정서 중어뢰 발사 가능한가<br>■ 北 추진기등 결정적 증거 남긴 이유는<br>■ 물기둥 본 사람이 초병 1명뿐인데…

천안함 침몰원인을 규명해온 민ㆍ군 합동조사단이 20일 북한의 중(重)어뢰 공격으로 천안함이 침몰했다는 조사결과를 발표했지만 일부 규명내용에 대해서는 궁금증이 일고 있다. 합조단은 이날 "북한의 소형 잠수함정으로부터 어뢰가 발사됐다는 것 이외에 달리 설명할 수가 없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결과 발표에서 선뜻 이해되지 않는 대목은 130톤급 소형 잠수정에서 무게 1.7톤의 중어뢰를 발사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이와 관련, 합조단 정보분석팀장을 맡은 황원동 공군 중장은 "천안함 침몰사건 전후 북한 상어급(300톤급) 잠수함 한 척과 연어급(130톤급) 잠수정 한 척이 활동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사용된 어뢰의 종류와 작전자료를 분석한 결과 연어급 잠수정이 운영됐을 것으로 분석됐다"고 설명했다. 북한이 해외 수출용으로 건조한 연어급 잠수정에서 무게 1,700㎏, 폭발장약 250㎏의 중어뢰를 발사한 것으로 분석됐다는 것이다. 보통 북한의 소형 잠수정은 길이 2.9m, 무게 280~300㎏의 12.7인치(324㎜)의 경어뢰를 2발 탑재해 운영하고 있다는 것이 군당국의 설명이다. 소형 잠수정이 무게 1,700㎏의 21인치(533㎜) 중어뢰를 2발 이상을 탑재하기에는 무리라는 것이다. 이에 방산업계의 한 전문가는 "잠수정 외부에 외부발사관을 부착해 발사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과거 우리 해군의 209급(1,200톤급) 잠수함도 훈련할 때 외부발사관을 이용해 어뢰를 발사하는 사례가 있다는 것이다. 또 북한이 자신들의 소행임을 증명하는 '스모킹건(결정적인 물증)'을 남겼다는 것도 의문이다. 북한이 천안함을 공격하기 전 침몰 해상과 유사한 북측 해저에서 여러 차례 훈련했을 것으로 군은 추정하고 있기 때문에 추진기 부분이 통째로 남을 정도의 어뢰를 사용한 것은 고의적이 아니고서는 달리 이해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방산업체 관계자는 "어뢰가 수중에서 어떤 각도와 어떤 방향으로 터지느냐에 따라 추진기 부분의 구동축과 프로펠러가 남아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쌍끌이어선은 지난 15일 함미 침몰 해상에서 프로펠러 두 개가 달린 북한 어뢰 뒷부분 추진기를 건져 올렸다. 이 추진기 프로펠러와 구동축 사이에서 파란색 유성펜으로 쓴 것으로 보이는 '1번'이란 글씨가 있다. 특히 어뢰 내부에 '1번'이란 글씨를 써놨다는 것 자체가 북한의 소행임이 들통나는 일인데 이를 지우지 않아 스스로 꼬리를 잡힌 셈이 됐다. 국방부조사본부 과학수사연구소는 이 잉크 성분분석에 들어갔다. 이에 황 중장은 "현재 생산되는 어뢰 종류에 따라 사용되는 부품이 상이할 수 있다. 어뢰를 조립하고 정비와 관리를 쉽게 하도록 부호를 1번이라고 쓴 것으로 보인다"며 "다른 나라는 한글로 1번을 표시하는 일이 없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합조단의 한 관계자는 "1번이란 글씨는 제조과정에서 기술자들이 써놓은 것으로 보인다"면서 "완성품은 알루미늄 외피로 싸여 있어 이를 사용하는 북한군은 내부에 글씨가 있는지 몰랐을 것"이라고 말했다. 해저에 부설된 기뢰를 탐색하는 해군 소해함이 아닌 민간 쌍끌이어선이 스모킹건을 찾아낸 것도 눈길을 끈다. 민간 어선들은 지난 3월 어군 탐지기로 함미로 추정되는 물체를 탐색한 뒤 해군에 알렸고 해군 소해함은 이 정보를 토대로 최종적으로 함미 위치를 확인하기도 했다. 두 개의 프로펠러가 달린 길이 1.2m의 수중 쇳덩어리를 소해함의 음파탐지기가 잡아내지 못한 것은 장비 성능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천안함이 중어뢰 수중 폭발로 발생한 강력한 버블제트로 두 동강 난 것으로 합조단이 분석했지만 물기둥(버블제트)을 본 사람은 여전히 초병 한 명뿐이라는 것도 의문이 가는 대목이다. 합조단은 이와 관련, "백령도기지 해안초병이 2~3초간 높이 약 100m의 백색섬광 기둥을 관측했다는 진술내용을 확보했다"며 "이는 수중폭발로 발생한 물기둥 현상과 일치했다"고 말했다. 천안함 생존자들이 동시적으로 폭발음을 1~2회 청취했고 충격으로 쓰러진 '좌현 견시병'의 얼굴에 물이 튀었다는 진술이 나온 것도 버블제트 현상이 있었음을 말해준다고 합조단은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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