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중기중앙회장선거 혼탁 조짐

선거 내년 2월 27일이지만 벌써 투서·악성루머 무성

전현직 임직원 연루 소문에 "사분오열 되나" 업계 우려

자료:중기중앙회


내년 2월27일 치러지는 중소기업중앙회장 선거가 아직 70여일이 남아 있지만 벌써부터 투서와 악성 루머가 돌기 시작하면서 혼탁 조짐을 보이고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엄정 중립을 지켜야할 중기중앙회 사무국 임직원들이 후보 줄대기를 하며 일부 후보 흠집내기를 하고 있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어 진위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4일 중소업계에 따르면 김용구 전 중기중앙회장 등 8명이 출마 의사를 밝히고 있는 가운데 지난 가을부터 중기중앙회 안팎에서 8명의 예비 후보들을 비방하는 내용의 투서와 루머들이 끊이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중소업계에서는 과열·혼탁 선거라는 오명(汚名)을 남기지 않고 정책과 비전으로 승부하는 선거 풍토가 조성돼야 한다며 걱정의 시선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그동안 나돌았던 의혹 제기들을 보면 선거인단에게 돈이나 선물을 줬다거나 뚜렷한 근거없이 자격미달이라는 인신공격성 내용들이 대부분이다. 실제로 예비후보 A씨에 대해선 "지난 선거 때 뛰었던 선거꾼 모 씨가 캠프를 꾸려 엄청난 로비를 하고 있다"거나 "돈 봉투를 살포해 선관위로부터 조사를 받고 있어 후보 자격을 상실할 것"이라는 루머가 돌아 다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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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B씨와 관련, "업종이 중소제조업의 범주에 없기 때문에 자격 미달"이라거나 "지난 추석 때 돌린 선물로 인해 선관위 조사를 받고 있다"는 자의적 해석을 곁들인 마타도어(흑색선전)가 떠돌고 있다. 후보자 C씨의 경우 "회장 선거는 정계로 진출하기 위한 도구일 뿐이며 1~2년 회장을 하고 나면 다음 총선 준비에 나서고, 대신 측근인 D씨에게 회장직을 넘겨줄 것"이라는 소문도 무성하다.

이는 모두 확인되지 않은 루머들로 중기중앙회 내부에서 은밀하게 퍼지며 '짜리시'처럼 확대 재생산되고 있는 형국이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아무개가 제보자'라는 추가 루머까지 양산되면서 내부 분란 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설상가상으로 루머 유포에 중기중앙회 전현직 임직원들이 연루되고 있다는 말도 나오고 있어 그동안 탄탄하게 운영돼오던 중기중앙회가 사분오열되는 것은 아닌가 하는 부정적 전망마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출마 의사를 밝힌 예비 후보들은 김용구(74, 이하 가나다 순) 전 중기중앙회장, 박성택(57) 아스콘연합회장, 박주봉(57) 철강구조물조합 이사장, 서병문(70) 주물조합 이사장, 윤여두(67) 농기계사업조합 이사장, 이재광(55) 전기조합 이사장, 정규봉(67) 정수기조합 이사장, 한상헌(63) 농기계조합 이사장 등 8명이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50여년 역사의 중기중앙회가 루머·의혹·비방 선거로 얼룩지면 안된다며 중소업계를 위해 무엇을 할 것인지 비전으로 제시하고 평가받는 정책대결의 장이 돼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중소기업학회장을 역임한 임채운 서강대 경영학과 교수는 "최근 중기중앙회장 선거를 둘러싼 각종 의혹을 보면 정치판의 네거티브 선거의 가장 안 좋은 면을 가져다 놓은 것 같다"며 "정책 비전과 현실 인식을 들을 수 있는 정책 토론회 같은 공론의 장이 필요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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