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012년, 한국의 미디어산업은 참 다른 모습을 하고 있을 것 같다. 반면 이 5년간 이해당사자 간 감정 상하는 일도 많을 것 같아 우려스럽다.
2012년 한ㆍ미 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되고 Ipv6보급이 완료되며 지상파 아날로그방송이 종료된다. 물론 ‘포스트 이명박정부’도 그때 나온다.
올해는 그 5년 후를 대비하는 첫해가 될 것 같다. 새 정부 출범에 맞춰 방송위원회와 정보통신부의 통합, KTㆍSK텔레콤ㆍLG그룹 등 통신업체의 IPTV 도입 등 굵직굵직한 변화의 전환점이다. 하지만 방송위와 정통부 간 반목과 질시는 어떻게 분출될지 모르고 케이블TV와 지상파방송사ㆍ신문사ㆍ통신업체 등 미디어업계는 방송ㆍ통신 융합환경에 맞춰 진흙탕 싸움을 예고하고 있다. 지난해 이미 한ㆍ미FTA 방송시장 개방협상, IPTV특별법 도입, SMATV 허용, 지상파 중간광고 허용을 놓고 몸살을 앓았던 터다.
선의의 경쟁은 두 손 들어 환영해야 한다. 삼성이라는 대단한 기업은 현대가 없었다면 있을 수 없고 그 반대도 맞다. 문제는 악의적인 폄하다. 국내 미디어계 전문가들은 이미 이 편가르기에 동참해 있는 듯 하다. 오가는 논설과 담론속에 내편ㆍ네편이 이미 드러나 있다.
격론이 자칫 격정으로 이어져 한국미디어업계가 감정싸움판이 돼서는 않된다는 우려가 나오는 대목이다. 수많은 역사적 기록들은 한 제국이나 국가가 망한 원인을 최종적으로 외부침입에 의한 것이라고 기술하고 있다. 하지만 역사는 그 쇠퇴가 이미 내부에서 먼저 자라고 있었다는 점도 적시하고 있다.
묘수는 ‘거꾸로 보기’로 찾을 수 있을 듯하다. 5년 후인 2012년의 모습을 올려보는 게 아니라 2012년에 내려다본 2008년 1월의 모습을 통해 해법을 모색하는 것이다. 세상 살다보면 현재 이악스럽게 벌이는 논쟁들이 세월이 흘러 얼마나 사소한 것이었던가 후회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마침 미디어산업은 지금 최대의 황금기를 맞고 있다. 파이를 더 키워 나눠먹어야지 작은 파이에 연연해 기득권을 지키겠다는 자세는 곤란하다. 그게 창조경영이고 글로벌경영 2.0시대의 마인드다. 역발상을 통해 미디어산업의 발전을 도모할 때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