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국내銀, 신용공여한도 크게 줄여

HSBC·도이체방크·JP모건등 외국 금융사<br>지난해보다 30~40%나 축소…신용경색후 1,200억弗수준<br>직원파견 유동성도 직접 점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를 비롯한 선진국 중앙은행들의 금융안정 조치에도 불구하고 외국 금융회사들이 국내 은행권에 대한 신용공여한도(크레디트 라인)를 급격히 줄여나가고 있다. 15일 금융계에 따르면 HSBCㆍ도이체방크ㆍJP모건 등 외국 금융회사들이 최근 국내 은행들에 추가로 신용공여한도를 축소하겠다고 통보하는 한편 직원들을 보내 국내 은행의 유동성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신용공여한도는 일종의 마이너스 대출로 한도가 줄어든다는 것은 국내 은행들의 외화 유동성축소로 이어지게 된다. 기업은행의 한 관계자는 "지난주부터 외국 금융회사들이 국내 은행들의 신용공여한도를 줄이고 있다"며 "지난해와 비교하면 30~40%가량 줄어든 상태"라고 말했다. 국민은행의 한 관계자도 "최근 외국 금융사들로부터 신용공여한도를 조정하자는 협의 요청이 늘고 있다"며 "다른 시중은행들도 비슷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리먼브러더스 파산 등으로 신용경색이 일어나기 전만 해도 국내 은행들이 외국 금융사들과 유지하고 있던 신용공여한도는 총 2,000억~3,000억달러였지만 지금은 1,200억달러 수준으로 줄어든 것으로 추정된다. 한편 외국 금융사들이 국내 은행의 유동성을 직접 조사하는 경우도 나오고 있다. 신한은행과 기업은행 등은 최근 외국 금융사 관계자가 은행을 방문해 유동성 상황을 점검했다. 전세계적인 금융위기가 조금씩 안정되는 상황에서 외국 금융회사들이 국내 은행의 신용공여한도를 줄이는 것은 스스로 유동성을 축소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외국 금융회사들은 지난해부터 꾸준히 유동성을 줄여왔지만 은행들이 서로를 믿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지면서 신용공여한도를 대폭 줄이고 있는 것이다. 외국 금융회사들은 신용공여한도 축소와 관련해 한국 정부의 추가적인 은행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국내의 경우 심리적인 이유로 외화 유동성 문제가 발생한 만큼 정부의 추가 지원은 '터무니없다'는 반론이 제기된다. 장재철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미국 등 다른 나라와 우리의 상황은 다르다"며 "금융 부실이 우려되지 않는 상황에서 정부가 나설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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