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 겉돌고 있는 통신요금 인하공방

통신요금 인하에 대한 논쟁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정치권과 시민단체들은 휴대폰요금의 거품을 걷어내기 위한 각종 정책토론회 개최와 1인시위 등으로 이동통신업계를 압박하고 있다. 그러나 해당 업체들은 그동안 요금을 많이 내렸고 사용자의 통화량이 많기 때문이지 요금 자체가 비싼 것은 아니라고 반박한다. 지난해 도시근로자의 한달 통신비 부담액이 13만5,000원. 외식비ㆍ교육비ㆍ교통비 다음으로 많은 금액이다. 한해 가계지출 중 통신비 비중이 7%에 달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 평균의 3.5배에 이르고 있다. 결국 이동통신업체들은 비싼 요금으로 소비자들에게 엄청난 부담을 전가하며 막대한 초과이윤을 얻고 있다는 것이 요금 인하를 요구하는 사람들의 주장이다. 하지만 이동통신업체들은 가계지출 중 통신비 비중은 지난 2003년 6.55%, 2005년 6.26%, 지난해 6.08% 등으로 하향 추세에 있다고 반박한다. 실제 가격지수도 2000년을 100으로 했을 때 지난해 이동통신비는 80.2에 그쳐 그동안 수도료(156)ㆍ교통요금(137.1)과 같은 공공요금은 크게 오른 데 반해 이동통신요금은 오히려 내렸다고 주장한다. 또 통신산업의 특성상 막대한 초기투자비가 소요되는 만큼 추가적인 요금 인하는 불가능하다고 강변한다. 이처럼 양쪽의 주장이 요지부동으로 좁혀지지 않아 소비자와 통신회사 사이의 의사소통은 ‘먹통 전화’ 꼴이 된 형국이다. 필자는 6월 임시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 회의 때 요금 인하 문제에 부정적인 정보통신부 장관에게 과정위 소속 위원들이 이구동성으로 휴대전화요금 인하를 주장하고 있으니 장관이 이를 긍정적으로 검토, 새로운 방안을 강구해볼 것을 주문했다. 하지만 정보통신부나 이동통신업체들은 여전히 요금 인하에 소극적이다. 이동통신서비스 시장의 총 매출은 2000년 이후 연평균 13.1%씩 성장해서 2005년에는 17조8,440억원을 달성했으며 3개 이동통신사업자의 2005년 당기순이익은 무려 2조6,830억원에 이르고 있다. 이동통신업체들은 이런 막대한 이익을 바탕으로 대규모의 마케팅 비용을 지출하고 있다. 지난해 이동통신 3사의 마케팅 비용은 4조1,001억원으로 2005년보다 8,136억원(25%)이나 증가했다. 지난해 말로 국내 휴대폰 가입자가 4,000만명을 돌파했다. 이동통신사업은 국민의 적극적인 관심과 성원 속에 성장해왔으며 국민의 재산인 주파수를 대여해 쓰는 만큼 공공적 성격도 강하다. 이제는 정부와 업계가 가계의 부담을 낮춰줘야 할 때이다. 시장점유율 확대를 위해 쏟아붓는 막대한 마케팅 비용을 줄여서라도 요금 인하를 검토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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