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낙폭 과대주 담아볼까

예상 깬 금리인하로 부양 탄력<br>글로벌 유동성 대열 합류… 조선·철강·화학주 살아난다<br>■ 예상 깬 금리인하 수혜 종목은

한국은행이 7개월 만에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해 국내증시로 자금이 유입될 환경이 만들어졌다. 증권 전문가들은 수혜 업종으로 조선·철강·화학·건설 등을 꼽고 있다. 사진은 STX다롄 조선해양기지. /사진=서울경제DB

현대제철 충남 당진제철소. /사진=서울경제DB

LG화학 전기자동차 배터리 생산라인. /사진=서울경제DB



대우조선·현대제철 등 약발… 소재·산업재 투자심리 개선
이자비용 줄어 건설주 유망… 배당주 매력도 다시 커져


한국은행이 7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인하하며 국내 증시에도 투자심리가 개선될 분위기다. 그 동안 국내 증시의 발목을 잡아왔던 북한리스크와 엔저현상이 어느정도 진정된 가운데 글로벌 양적완화 트렌드에 발맞춰 국내도 금리인하에 나섰기 때문이다.


지난주 정부의 추경예산편성안이 국회를 통화한 데 이어 기준금리도 인하하면서 본격적인 경기부양이 시작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미국과 유럽, 일본 등 세계 주요국들이 금리인하로 증시 상승을 맛보고 있는 가운데 국내 증시도 유동성정책에 합류하면서 수급이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번 금리인하로 시장에서 주목 받을 종목들은 그동안 낙촉이 과대했던 조선ㆍ철강ㆍ화학ㆍ건설업종이다. 이들 업종은 업황부진에 다른 실적저하로 주가가 저평가돼 있기 때문이다. 또 글로벌 주요국들이 사활을 건 경기부양에 나서면서 이들 종목들도 서서히 실적이 회복할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은행이 예상을 깬 금리인하로 시장에 강한 '시그널'을 준 효과는 무엇일까. 이번 다트머니에서는 금리인하 후 주요 업종들의 방향에 대해 살펴봤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지난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리면서 묵혀뒀던 금리인하카드를 뽑았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내린 것은 지난해 10월 이후 7개월 만. 특히 추경예산이 통과된 것을 감안하면 재정과 통화정책이 함께 이뤄진 경우는 금융위기 이후인 2009년 4월 이후 4년여 만이다. 그간 미국과 유럽, 일본 등 주요국들이 공격적인 양적완화조치를 하며 글로벌 유동성장세를 만들었지만 국내 시장의 금리는 동결돼 있어 상승하는 글로벌 증시에 '왕따'신세를 면치 못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지난주 국회에서 통과된 추경에 더해 한국은행이 기준 금리를 내리면서 국내 증시도 글로벌 증시와 동조화를 이루며 상승모멘텀이 되살아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조용준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이번 금리인하 결정은 유동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글로벌트렌드에 부합하는 결정"이라며 "각 국이 계속된 유동성완화로 미국과 독일 등의 지수가 사상최고치를 이어가고 있고 일본도 강세를 보이고 있어 이번 금리인하로 글로벌 유동성장세에 동참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생겼다"다고 설명했다. 이어 조 센터장은 "정부가 추경을 통해 경기를 끌어올릴 의지를 보인데다 한국은행도 금리인하로 돈을 풀면서 시장에 돈을 들어올 신호를 줬다"고 덧붙였다.


오성진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도 "추경과 금리인하를 통해 경기부양에 강한 의지를 보여줘 국내 증시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이번 결정이 글로벌 증시와 디커플링 상태였던 국내 증시가 다시 커플링으로 갈 수 있다는 기대감을 불어넣었다"고 평가했다. 임진균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도 "한국은행이 예상을 깨고 금리를 인하하면서 시장 심리에 영향을 줬고 국제적으로도 양적완화 움직임을 보이는 가운데 우리정부도 같은 방향으로 갔다는데 의미가 있다"며 "글로벌증시화 동조화를 보일 수도 있다는 빌미를 시장에 제공했다"고 진단했다.

관련기사



이에 더해 한국은행이 추가로 금리인하를 할 수 있는 것도 국내 증시에는 긍정적이다. 박혁수 현대증권 연구원은 "장기적으로 잠재성장률 하락에 대한 위기인식과 단기적으로는 경기부양을 위한 정부와의 정책공조, 엔저에 따른 한국경제 위축 우려 등으로 금리인하의 명분은 더 힘을 받을 것"이라며 "연내 한 두차례 더 금리를 추가인하 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금리인하로 유동성유입이 개선되면 어떤 업종들의 투자심리가 개선될까.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수혜가 예상되는 대표적인 업종은 소재ㆍ산업재를 언급했다. 그 동안 업황불황에 따른 실적부진으로 증시에서 소외되며 주가가 낮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를 반영하듯 금리인하를 결정한 지난 9일 대우조선해양의 주가가 5% 넘게 급등했고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도 큰 폭의 주가 상승을 했다. 또 현대제철과 포스코도 상승하며 소재ㆍ산업재들의 투자심리개선에 대한 기대감을 보였다.

조 센터장은 "조선업종은 오래된 업황부진으로 조선과 철강업종의 몇몇 기업들이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배 미만으로 장부가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라며 "이번 금리인하조치로 낙폭과대로 저평가돼 있던 이들 종목으로 자금이 유입될 수 있는 여지를 남겼다"고 평가했다. 이어 조 센터장은 "이들 업종은 결국 중국의 경기회복이 이뤄져야 다시 상승할 수 있는 종목"이라며 "미국과 유럽 등이 돈을 풀며 경기부양에 나서고 있고 이들 국가들의 경기가 살아나면 수출비중이 높은 중국의 경기도 회복되는 방향으로 갈 수 있다"며 "여기에 국내 금리인하가 더해지며 증시에 대한 매력이 높아져 조선ㆍ철강ㆍ화학주 등 소재ㆍ산업재업종들에 저가매수가 들어올 환경을 만들었다"고 진단했다. 오 센터장도 "투자비용이 높은 소재ㆍ산업재 업종들이 유동성이 늘어나면서 자금우려 압박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건설주들도 금리인하로 이자비용이 줄어 수혜를 볼 것이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지난 9일 GS건설, 대림산업, 삼성엔지니어링, 현대건설 등 건설주들이 금리인하조치로 대출이자부담이 줄어들 전망에 급등세를 보였다. 조동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금리인하로 건설주들의 금융비용축소 효과를 미칠 것"이라며 "지난해 말 기준 건설업의 부채비율을 224.6% 인데 이는 제조업 평균(106.7%)와 서비스업평균(117.8%)의 2배 규모로 금리하락에 따른 금융비용절감효과가 다른 업종에 비해 상대적으로 클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또 조 연구원은 "3월 기준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3.97%로 역대최저치를 이어가고 있다"며 "이번 금리하락세 지속으로 향후 부동산 시황 개선 가능성이 높아 건설주들의 영업부문과 영업외부문 모두 실적개선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이에 더해 금리인하로 배당주들의 매력도 다시 부각될 것으로 분석됐다. 오 센터장은 ""금리가 인하되면서 통신주나 전통적인 고배당을 하는 종목들의 투자심리가 개선될 수 있다"며 "은행금리가 낮아지면서 배당이 상대적으로 높아져 보이는 효과가 작용하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금리하락이 은행업종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판단했다. 예대마진축소로 실적이 줄어들 수도 있지만 추경예산 편성 경기부양책으로 대출이 늘어날 전망 때문이다. 강혜승 미래에셋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기준금리인하는 정부의 추경편선, 부동산 시장 정상화 대책 등 경기부양책과 시너지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기업과 가계의 이자부담이 완화되고 신용위험이 줄어들고 있어 은행업종에 긍정적"이라고 판단했다. 이어 강 연구원은 "내수부양책과 중소기업ㆍ육성ㆍ지원정책으로 2ㆍ4분기 이후 은행의 대출 성장률이 점차 확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경회 현대증권 연구원도 "한은의 금리인하는 단기적으로는 은행 실적에 부정적이지만 장기적으로는 내수 부양으로 대출이 증가해 대손비용감소가 일어나 긍정적일 것"이라며 "CD연동 대출과 저원가성예금이 많은 우리금융이 조금 불리하고 중소기업대출이 많은 기업은행에는 유리한 영향을 줄 전망"이라고 판단했다.




구경우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