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투신권 '윈도드레싱' 효과 적을듯


연말을 앞두고 자산운용사들이 펀드 수익률 관리에 나설 지 관심을 끌고 있다. 통상 분기 말만 되면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특정 종목을 집중적으로 사들여 주가를 끌어올리는 이른바 ‘윈도드레싱’이 나타났지만, 올해는 금융당국의 감시가 강화된 데다 코스피 2,000 돌파 후 펀드 환매압력까지 높아 매수여력이 크게 달리는 상황이다. 20일 연평도 해상사격훈련에 따른 주가조정에도 불구하고 투신권은 유가증권 시장에서 1,612억원어치 순매도 하면서 13일째 ‘팔자’ 행진을 이어갔다. 투신권은 이달 들어 1일 하루(1,100억원 순매수)를 제외하곤 내리 순매도 기조를 유지했다. 지난 6월만 해도 기관들은 분기 말이 되면 윈도우 드레싱에 나서는 게 공공연한 관행이었다. 특히 투신권의 경우 펀드 수익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특정 종목을 집중 매수한 뒤 단기차익을 얻고 빠지는 수법으로 지수대비 초과수익을 거두곤 했다. 하지만 지난 7월 금융감독원이 윈도드레싱을 사실상 시세조종으로 규제하기로 하면서 더 이상 노골적으로 주가관리에 나서긴 부담스럽게 됐다. 자산운용업계의 한 관계자는 “정부가 강력한 단속의지를 밝힌 데다 국민연금도 위탁운용사의 윈도드레싱이 발견될 경우 평가에 감점을 주기로 해, 시세에 영향을 미치는 주문은 못 한다”고 말했다. 최근 투신권이 펀드환매에 시달리면서 ‘실탄’, 즉 매수여력이 크게 달리는 것도 연말 수익률 관리를 현실적으로 제약하는 요인이다. 주식형펀드에서 이달 들어서만 1조8,502억원이 순유출 되는 등 올 들어 총 18조1,146억원이 빠져나갔다. 자산운용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자금이 유입되는 투자자문사가 집중 매수한 종목이 눈에 띄게 상승하는 것과 달리, 자산운용사의 경우 환매자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윈도드레싱에 나설 여력 자체가 부족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증권업계는 자산운용업계가 수익률 제고를 위해 제한적이나마 소수의 상승여력이 큰 종목에 매수세를 집중시켜 투자수익률을 끌어올릴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따라 매수여력이 달리는 가운데서도 투신권이 집중적으로 사들이는 종목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투신권이 이달 들어 20일까지 순매수 한 종목은 LG전자(728억원), 삼성전자(460억원) 등 일부 대형 IT주와 신한지주(2,153억원), 삼성증권(999억원), 하나금융지주(685억원), 삼성화재(506억원) 등 금융주다. 업종별로는 이달 들어 금융(3,579억원), 증권(1,252억원), 보험(397억원) 등을 사들였고, 화학(-3,847억원), 전기전자(-3,422억원), 운수장비(-2,511억원) 등은 팔았다. 박중섭 대신증권 선임연구원은 “11월 이후 다소 주춤거리는 전기전자(IT)업종이나 내년에 빠른 실적개선이 예상되는 은행주는 연말랠리가 더 이어질 것”이라며 “3년 만에 코스피지수가 2,000을 넘어선 상황에서 실적은 3년 전보다 더 좋지만, 아직 2007년 주가를 되찾지 못한 철강, 기계, 유통으로 매기가 확산될 수 있다”고 말했다. 내년 초 실적 기대감이 큰 중소형주와 배당주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김철중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연말까지 순환매가 지속되면서 상대적으로 덜 오른 철강업종이나 중소형주, 배당주 등에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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