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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에 강한 기업] <9> 옴니시스템
입력2009.02.02 21:15:30
수정
2009.02.02 21:15:30
'디지털 전력량계' 새 시장 선도<br>2001년원격검침 시연회서 故 정주영 회장 극찬<br>가스미터기등 신제품 잇따라 개발 국내시장 석권<br>대용량 음식물 쓰레기 처리기 사업 등도 추진
"이것 참 멋진 거네."
고 정주영 현대 명예회장의 평가를 듣는 순간 강재석 옴니시스템 회장의 눈에서는 자기도 모르게 뜨거운 눈물이 흘러내렸다. 결국 해냈다는 생각에 그동안의 숱한 고생은 다 옛날 일이 됐다.
지난 2001년 경기도의 현대아파트 모델하우스에서는 옴니시스템이 개발한 디지털 전력량계의 원격검침 시연회가 열렸다. 이곳에서 검침한 가구별 전력 사용량이 인터넷을 타고 서울 계동의 현대 사옥에 있던 정 명예회장의 집무실 모니터로 뜨자 고대하던 납품 승인이 떨어진 것이다.
정 명예회장이 옴니시스템 제품을 극찬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건설업계의 주문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옴니시스템은 현대건설 납품을 뚫은 이후 디지털 전력량계라는 새 시장을 창출하며 70%선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옴니시스템이 최초로 개발한 디지털 전력량계는 각 가정에서 사용하는 전력량을 원격으로 검침하고 이 데이터를 관리사무실 등 한곳에서 처리할 수 있도록 돼있다. 기존 전력량계가 모두 아날로그 제품이어서 검침원이 일일이 가정을 방문해 전력 사용량을 확인해야 되던 것과 비교하면 획기적인 제품이었다.
옴니시스템은 디지털 전력량계 이후 온수ㆍ열량ㆍ수도ㆍ가스 미터기 등 신제품을 잇따라 추가 개발했고 이를 하나의 시스템으로 구현했다. 이들 제품은 하나같이 신시장을 개척하며 경쟁 없이 높은 성장을 구가하고 있다.
관련시장이 계속 커지고 있는 점도 돋보이는 대목이다. 전력량계의 경우 그동안의 민수시장 위주에서 앞으로는 한국전력이 발주하는 관수시장이 새롭게 열린다. 한전은 현재 산업용 전력에 대한 차등요금제 적용을 위해 공업용 전력량계를 전자식으로 교체중이며 가정용도 오는 2015년까지 전자식으로 교체할 방침이어서 시장 잠재력이 크다.
전력량계의 교체수요가 지속적으로 이뤄지는 점도 옴니시스템의 안정적인 매출 성장에는 큰 도움이 된다. 각종 미터기의 경우 수명이 5~7년으로 주기적으로 교체해줘야 된다. 특히 디지털이 대세가 돼있어 아날로그 제품을 쓰던 곳은 대부분 디지털로 바꾸는 추세다.
옴니시스템은 이에 머무르지 않고 요즘 홈네트워크 사업과 아파트단지 차원의 대용량 음식물 쓰레기 처리기 사업을 추진중이다. 홈네트워크 사업은 이미 지난해 30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올해 본격 성장을 예고하고 있으며 음식물 처리기 사업은 지난해말의 기업 인수 이후 제품 개발을 끝내고 올해 본격 마케팅에 나설 예정이다.
뿐만 아니라 베트남 현지에 전력회사 등과 합작법인을 설립하는 등 해외시장 공략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옴니시스템은 하지만 개발 초기만 해도 잘 알려지지 않았던 제품을 판매하느라 이래저래 어려움도 많이 겪었다. 투자 유치를 위해 금융사를 찾았다가 2시간이 넘는 설득 끝에 현장 방문 약속을 받아냈고 뒷날 현장을 찾은 본부장으로부터 사업성을 인정받아 10억원의 투자를 이끌어냈다.
형식인증을 받느라고 거들떠보지도 않던 관련기관 담당자의 집에까지 쫓아가 필요성을 설명해 결국 인증을 받아내기도 했다.
강 회장은 "이렇게 힘이 들지 알았더라면 아마 사업을 시작하지 않았을 것 같다"면서도 "고객이 편리해지는 제품으로 없던 신시장이 만들어지는 것인 만큼 반드시 성공할 것이라는 자신감이 있었다"고 밝혔다.
옴니시스템은 지난해 매출액이 전년(2007년)의 211억원에 비해 50% 가량 성장한데 이어 올해 500억원의 매출 달성을 목표로 삼고 있다. 외환위기보다 힘들다는 요즘, 이처럼 빛나는 실적이 가능한 것은 바로 성장 잠재력이 높은 블루오션을 개척해온 옴니시스템의 저력이 한층 빛을 발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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