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뉴욕-아시아 증시 '디커플링' 무색

美경제 둔화·中경기과열 겹쳐<br>美 신용경색 재발 가능성속<br>글로벌경제 동반침체 우려


아시아 증시가 지난주 말 뉴욕 증시 하락폭보다 큰 폭으로 떨어진 것은 뉴욕 증시가 우려하는 미국 경제둔화 전망에다 중국 경기과열 등 동아시아 경제 자체의 문제가 겹쳤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그동안 아시아 증시가 뉴욕 증시의 조정과는 상관없이 랠리를 펼칠 것이라는 이른바 디커플링(decoupling) 논리는 당분간 잠복할 것으로 보인다. 12일 아시아 증시 동반 급락은 뉴욕 증시 하락에서 근본적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따라서 아시아 증시는 글로벌 경제에 악재가 터졌을 때 뉴욕 증시와의 동조성을 강화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뉴욕 증시의 새로운 리스크는 향후 글로벌 경제 성장이 불투명하다는 것이다. 미국 신용시장의 경색이 재발할 가능성 및 고유가로 인해 소비가 위축될 것으로 전망되는 등 향후 미국은 물론 글로벌 경제가 동반 침체될 것이라는 우려가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는 설명이다 . 뉴욕 증시는 지난 여름 이후 신용 경색으로 크게 흔들렸지만 중국과 인도 등 친디아 경제의 폭발적인 성장세 및 유럽 경제의 견조한 성장세, 그리고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두 차례에 걸친 금리인하 덕분에 버텼다. 하지만 최근 씨티그룹ㆍ메릴린치ㆍ모건스탠리ㆍ와코비아 등 미국의 대형 은행들이 신용시장 경색의 여파로 수십억달러의 대손상각을 진행 중인데다 유럽의 경제성장 역시 위축될 것으로 전망되고 국제유가는 계속 올라 100달러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는 등 글로벌 경제 둔화에 대한 두려움이 커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뉴욕 월가 투자자들에게 FRB의 금리 결정 요인이 적절한지, 그리고 중국 경제의 파워가 미국 주식시장의 급격한 하락세를 구해낼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 의문을 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배럴당 100달러에 육박하는 국제유가의 상승세로 가솔린 가격이 오르고 은행들이 대출을 조이면서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고 있어 소비가 이끄는 미국 경제의 성장 둔화가 불가피하다고 우려했다. 에단 헤리스 리먼브러더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우리는 글로벌 경제가 계속 성장하기 바란다”며 “그러나 반대 방향으로 바람이 세게 불고 있다”고 말했다. 아시아 자체의 문제로 중국의 유동성 과잉 문제는 예상보다 심각해 조만간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이 높다. 중국 사회과학원 금융연구소의 화폐이론ㆍ화폐정책연구실 펑싱윈(彭興韻) 주임은 “중국의 유동성 과잉이 인민은행의 예상을 뛰어넘고 있다”며 “인민은행이 유동성 과잉과 신용대출 증가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며 금리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중국의 소비자물가지수는 지난 8월에 6.5%를 기록한 데 이어 9월에 6.2%로 약간 낮아지긴 했지만 10월에는 6.7%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민은행 통계에 따르면 9월 말 현재 광의의 통화공급량(M2)은 지난해에 비해 18.5% 늘어나 39조3,000억위안에 달했다. 중국 시중은행도 9월까지 3조3,600억위안을 대출해줌으로써 지난해 전체 대출액인 3조1,800억위안을 이미 뛰어넘어버렸다. 시중은행들은 “위안화의 절상 기대와 높은 투자회수율에 대한 기대 때문에 장기적인 유동성 과잉이 가속화될 것”이라며 “유동성 과잉은 과열된 부동산과 증시를 압박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홍콩 증시의 경우 조정기에 접어들었다는 평가다. 애널리스트들은 “지난 2개월가량의 강한 상승세 이후 조정기가 본격화될 것”이라며 “투자자들은 그동안 중국 거시조정책, 미국 서브프라임 문제 등을 제쳐놓은 채 이미 호재들을 충분히 반영시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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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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