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불확실한 상황 속에서 끊임없이 결정을 내리며 살아간다. "어떤 종목에 투자를 해야 수익이 날까" "(길이 막히는 상황에서) 지하철을 탈까 아니면 택시를 탈까" "이 사람과 결혼하는 게 옳은 판단일까" 나아가 "군사 대응을 하는 게 옳은가" 같은 사회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판단까지 일상에서 마주치는 불확실성은 우리에게 빨리 판단하고 결정하라고 재촉한다.
영국의 유력 칼럼니스트인 저자는 위험과 불확실성을 다루는 특별한 지능, 즉 위험 지능(Risk Quotient)을 소개한다. IQ나 EQ와도 상관 없고 기상 예보관, 전문 도박사, 헤지펀드 매니저 등 서로 다른 집단에서 발견되기 때문에 위험 지능은 그 동안 주목 받지 못했다.
저자는 위험 지능을 '확률을 예측하는 능력'이라고 규정한다. "우리는 경험을 토대로 가능한 정확히 확률을 예측함으로써 그 문제에 얼마나 자신이 있는지 표현한다. 극단적인 경우는 별로 없고 100% 자신하는 경우와 100% 불신하는 경우의 사이, 즉 회색 지대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확률은 당신이 얼마나 자신하는지를 비교적 정확한 숫자로 표현할 수 있게 해준다. 그렇게 확률을 예측하는 능력이 위험지능의 핵심이다."
저자는 위험지능을 구성하는 여러 요소 중 자기 지식의 한계를 파악하는 능력을 가장 중요하게 여긴다. 즉 지식과 정보가 적을 때는 신중을 기하고, 반대로 정보가 풍부하다고 판단될 때 자신감을 갖는 것이 위험지능이라고 본다. 저자는 우리의 판단력을 흐리게 만드는 방해 요소를 크게 2가지로 소개한다. 우선 심리적 요인이다. 애매모호함을 수용하지 못하는 태도, 최악의 경우를 상정하는 태도, 모 아니면 도라는 태도, 지나치게 낙관하거나 지나치게 확신하는 편향 등이 그것이다. 우리 내면에 잠재한 위험 요소뿐만 아니라 사회적인 요인도 위험 지능을 떨어뜨린다. 우리 사회는 자신감 있게 행동하고 기민하게 대응하는 사람을 그렇지 못한 사람보다 높게 평가하는데 이는 위험 지능과는 거리가 멀다.
그렇다면 위험 지능을 어떻게 향상시킬 수 있을까. 저자는 우리의 뇌가 확률을 잘 평가할 수 있는 기본 능력은 갖췄다고 전제한 후 위험지능 향상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한다.
대표적인 것이 숫자의 활용이다. 확률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모호하게 표현하기 보다 '성공 가능성이 20%다'란 식으로 구체적인 숫자로 표현하고, 통계 등을 활용해 판단을 내리라는 조언이다. 불확실성이 커지는 현실에서 저자의 위험 지능에 대한 식견과 조언은 우리가 부닥치는 도전을 처리하는 데 적지 않은 보탬이 될 것이다. 1만 6,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