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왕따요? 우리 학교엔 없어요

장애·일반학생 함께 수업하는 선곡초등교 가보니…<br>특수교사·전문가 협력 수업<br>학부모 만족도도 높아져

통합교육을 실시하는 서울 선곡초등학교에서 5학년 학생들이 미술 시간에 퍼즐 맞추기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서울시교육청

"장애 이해수업을 들어갔는데 아이들이 오히려 제게 '얘가 장애학생이에요?'하고 되물었습니다. 이미 친구가 된 아이들에게 이론 수업은 불필요했습니다." (김현혜 서울선곡초 특수교사)

서울 노원구 월계동에 위치한 서울선곡초등학교는 13학급에서 장애학생과 일반학생들이 함께 수업을 받는다. 18일 먹거리 장터를 연 6학년의 한 통합학급에서는 장애학생과 일반학생들이 구별 없이 어울려 음식을 만들어 파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통합학급에서 수업을 받는 한 학생은 "반 친구들 모두 친하게 지낸다"며 "우리 학교에 왕따 같은 것은 없다"고 말했다.


장애가 있는 학생은 공교육에서도 특수학교나 특수학급에 격리돼왔다. 선곡초는 이런 틀을 과감하게 깨고 일반 학생들과 장애학생들이 한 교실에서 같은 수업을 받는 '통합교육'을 운영해 작지 않은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학교는 다양한 전문가를 투입해 수업을 지원한다. 특수교사 2명이 장애학생 전문 교육을 맡고 일반 학생들과 수업을 함께 들을 때에는 특수교육보조원이 학생이 자리에 앉거나 이동할 때 도움을 준다. 체육과 과학을 담당하는 협력교수강사 2명은 일반학생들과 같은 커리큘럼을 장애 학생에 맞게 바꿔 같이 진도를 나갈 수 있게 돕는다.


당연히 학부모들의 만족도도 높다. 다운증후군을 앓고 있는 4학년 딸을 둔 학부모 박향숙씨는 "우리 아이를 맡겠다고 자원하신 선생님이 담임을 맡고 필요한 것이 있으면 최대한 지원해주시기 위해 노력해준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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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장애 학생의 학부모 이복희씨는 "장애학생의 짝이 된 아이가 처음에는 불평을 하더니 1학기가 지나면서는 다른 아이들과 다를 바 없는 친구라는 걸 자연스레 알아갔다"며 "정말 좋은 인성교육 방법"이라고 말했다.

아직 시행초기인 만큼 통합교육 전문 교사나 인프라 부족은 넘어야 할 산이다. 이제훈 선곡초 교사는 "통합학급을 맡는 담임들이 미리 연수를 받는 등 준비를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장효범 성곡초 교장은 "통합교육을 위해서는 교실 환경 개선도 필요하고 다양한 교구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 "통합교육을 전문적으로 할 수 있는 협력교육 강사 인력풀도 하루 빨리 구축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수교육 전문가를 양성하는 과정은 마련돼 있지만 '통합 교육'을 가르치는 교원대학은 없어 지금은 해당 과목을 가르칠 수 있는 사람을 뽑아 교육을 시켜 현장에 투입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현재 통합교육중점학교 6개교(서빙고초등학교병설유치원ㆍ선곡초등학교ㆍ방원중학교ㆍ휘봉고등학교ㆍ광성해맑음학교)를 운영 중이다. 교육청 관계자는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내년쯤 20개교를 추가적으로 통합교육중점학교로 지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윤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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