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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운의 쇼트트랙 … 15 밤 반전드라마 시작된다

女 1500m 심석희 금메달 조준

男 1000m 신다운·이한빈도 메달권

4명 넘어졌던 저주 풀 서막 기대

지난해 2월15일(이하 한국시간). 운석이 러시아 우랄산맥 인근 첼랴빈스크주에 비처럼 쏟아진 날이다. 러시아는 1,500여명의 부상자가 발생한 이날 재해를 올림픽으로 기억하려 한다. 당시의 운석 파편으로 금메달을 만들어 소치올림픽에서 수여하기로 한 것이다. 2월15일 나올 7명의 금메달리스트가 대상이다. 이들은 '별에서 온 금메달'을 간직하는 행운을 잡는다. 15일은 한국 쇼트트랙이 불운과 이별해야 하는 날이기도 하다. 남녀 쇼트트랙 대표팀은 이번 올림픽에서 4명이나 넘어졌다.

남녀 쇼트트랙 대표팀은 이번 올림픽에서 4명이나 넘어졌다.


남자 1,500m 준결선에서는 1, 2위를 달리던 신다운(21·서울시청)과 이한빈(26·성남시청)이 한꺼번에 얼음에 뒹굴었고 13일엔 남자 5,000m 계주 준결선에서 이호석(28·고양시청)이 넘어져 결선 진출에 실패했다.

이날 여자 500m 결선에 나선 박승희(22·화성시청)도 선두를 질주하다 상대와 엉켜 넘어져 동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이쯤 되면 '소치의 저주'라 할만하다.

하지만 저주를 풀 기회는 아직 많다. 여자는 1,500m와 1,000m, 3,000m 계주가 남았고 남자는 1,000m와 500m가 남아 있다. 특히 여자 1,500m와 남자 1,000m가 열리는 15일은 최대 2개의 메달도 나올 수 있어 대반전의 서막이 열릴 날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심석희 3관왕 시동=심석희(17·세화여고)는 '별' 금메달을 딸 가장 강력한 후보다. 15일 오후7시부터 예선이 시작되는 여자 1,500m는 1,000m와 함께 심석희의 주종목이다. 13일 500m 준준결선에서 탈락하면서 출전한 전 종목 메달 석권은 날아갔지만 1,500m를 시작으로 3관왕에 시동을 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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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석희는 1,500m의 절대 강자다. 지난해 9월 상하이에서 열린 월드컵 1차 대회에서 금메달을 따냈고 10월 2차 대회(서울)에선 은메달을 추가했다. 11월 토리노 3차 대회 금메달로 정상을 탈환하더니 같은 달 러시아 콜롬나에서 열린 4차 대회에서 다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1,000m에서도 월드컵 1~3차 대회 연속 금메달의 주인공은 심석희였다. 174㎝의 큰 키와 압도적인 근지구력은 중장거리인 1,500m와 1,000m에서 빛을 발한다. 왕멍(중국)이 부상으로 이번 대회를 포기하면서 심석희의 다관왕 가능성은 더욱 커졌다. 왕멍은 밴쿠버올림픽에서 1,000m와 500m, 3,000m 계주까지 3관왕에 오른 강자다.

1,500m에는 김아랑(19·전주제일고)과 조해리(28·고양시청)도 나간다.

박승희가 500m에서 입은 부상으로 1,500m에 출전하지 못하면서 조해리가 기회를 얻었다. 여자 1,500m와 3,000m 계주는 김연아의 피겨 여자 싱글, 이상화의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와 함께 한국 선수단의 가장 확실한 '금밭'이다.

◇빅토르 안에 달린 남자 대표팀 운명="여러분 제발 부탁드립니다. 질타 좀 그만둬주세요." 대한체육회 트위터에 올라온 신다운의 글이다. 13일 계주에서 넘어진 이호석에게 네티즌의 비난이 쏟아지자 후배인 신다운이 나선 것이다. 남자 쇼트트랙은 최대 위기다. 우려하던 '노메달'이 현실에 가까워지고 있고 국내 빙상계의 파벌 싸움에 염증을 느껴 러시아로 귀화한 '빅토르 안' 안현수(29·러시아)가 전성기 기량을 뽐내고 있다. 500m에서 동메달을 딴 안현수는 13일 계주에서도 러시아의 결선행을 홀로 이끌었다.

네티즌의 질타를 멈추기 위한 가장 빠른 길은 성적을 내는 것뿐이다.

15일 오후7시43분부터 열리는 남자 1,000m 준준결선에는 신다운과 이한빈이 출전한다. 1,500m에서 넘어졌던 바로 그 선수들. 이한빈은 박승희의 남자친구이기도 하다.

둘은 안현수와의 경쟁을 피할 수 없다. 1,000m 최강은 샤를 아믈랭(캐나다)이지만 안현수의 상승세가 더 무섭다. 500m가 주종목인 안현수는 1,000m도 메달권 전력이다. 해설자로 소치를 찾은 아폴로 안톤 오노(미국)는 "안현수는 쇼트트랙을 위해 태어난 선수"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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