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꿈의 화질'을 앞세워 차세대 TV로 각광 받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시장에서 초고해상도(UHD)급 신제품을 출시하며 대반격에 나선다. 이를 통해 그동안 LG전자에 내줬던 OLED TV 시장의 주도권을 되찾아오겠다는 전략이다.
10일 시장조사기관인 디스플레이서치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는 55인치 UHD OLED TV를 출시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삼성디스플레이가 이달 중으로 패널 생산에 돌입하면 삼성전자는 이르면 오는 8월께 시장에 신제품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55인치 UHD OLED TV는 삼성전자가 지난해 9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국제전자박람회 'IFA 2013'에서 처음 공개한 모델이다. 이후 삼성전자는 OLED TV 시장의 개화 속도를 주시하면서 지난 1년 가까이 출시를 미뤄왔다.
삼성전자가 다음달 제품을 내놓으면 시장 출시를 기준으로 '세계 최초의 UHD OLED TV'라는 타이틀을 거머쥐게 된다. 현재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UHD 화질의 OLED TV는 개발은 됐지만 실제 판매로 이어지지는 않고 있다. LG전자도 올해 안에 65인치와 77인치 UHD OLED TV를 출시한다고 밝혔지만 아직 구체적인 출시 시기를 정하지 못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한발 앞서 UHD OLED TV의 양산을 결정한 것은 더 이상 LG전자에 OLED TV 시장의 주도권을 내줄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만약 예상보다 빨리 OLED TV 시대가 도래할 경우 일찌감치 관련 제품들을 내놓았던 LG전자에 시장 선점 효과를 빼앗길지도 모른다는 위기감도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OLED TV가 빠른 기간 안에 LCD TV의 뒤를 이을 차세대 TV로 자리 잡을 것으로 보고 '올인'하는 LG와 달리 삼성은 아직 상용화가 멀었다고 판단해 LCD 패널 기반의 UHD TV에 집중하고 있다. 올해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가전박람회 'CES'에서도 윤부근 삼성전자 사장은 "OLED TV의 상용화에는 3~5년 정도 걸릴 것"이라고 예상한 반면 하현회 LG전자 사장은 "2~3년 내 새로운 시장이 열릴 것"이라면서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때문에 삼성전자는 그동안 평면과 곡면 OLED TV에서 LG전자에 '세계 최초' 타이틀을 번번이 빼앗겼다.
이처럼 그간 OLED TV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취하던 삼성전자가 적극적으로 돌아서면서 UHD TV에 이은 OLED TV 시장에서도 삼성과 LG의 물러설 수 없는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삼성은 OLED TV 시장에서 LG에 밀린 자존심을 회복하기 위해서라도 관련 기술 개발에 꾸준히 투자할 것"이라며 "다만 실제 양산에 앞서 수율을 얼마나 높일 수 있는지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올해 10만대 수준에 불과하던 OLED TV 시장 규모는 2018년 500만대 규모로 4년 새 50배가량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