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정책이든 국어연구든 국민들의 의사소통을 원활하게 하는 게 정부 국어정책의 핵심입니다. 국민들의 언어소통이 불편하지 않은 환경을 만들도록 힘쓰겠습니다." 권재일(56ㆍ사진) 신임 국립국어원 원장은 13일 제8대 원장에 취임한 소감을 이렇게 말했다. 권 원장은 "규범에 어긋나고 너무 어려운 옛 표현, 해외 이주노동자들이 겪고 있는 의사소통의 어려움 등을 해결하는 데 국어원이 앞장서겠다"며 "특히 탈북자들의 언어문제도 현실적으로 다시 점검해보겠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남북이 함께 통일시대를 대비하기 위해 언어의 통합문제를 정부 차원에서 추진하겠다"며 "국민들이 수용하고 수긍할 수 있는 남북 언어정책을 고민해보겠다"고 덧붙였다. 권 원장은 "서울대에 재학할 당시부터 자연과학과 사회과학 못지않게 인문과학도 실제 삶의 질에 기여할 수 있다고 생각해왔다"며 "국어연구와 정책을 맡은 자리에 앉게 돼 오랫동안 가졌던 생각을 펼칠 수 있게 됐지만 어깨가 무겁다"고 말했다. 그는 인터넷상에서의 언어 훼손문제와 관련해 "그런 것은 계몽을 통하든 제도를 통하든 우리가 관여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며 "언어문제의 경우 자유가 바탕이 돼야겠지만 그것이 지나치면 국어의 품격을 저해하고 일반 의사소통에 장애를 가져오기 때문에 국어원이 적극 관여할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권 원장은 경북 영주 출신으로 서울대 언어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대구대와 건국대 교수를 거쳐 지난 1994년부터 서울대 언어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