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경상수지 흑자기조 유지하려면

두 달 연속 적자였던 경상수지가 지난 9월 흑자로 돌아섰다. 각종 경기지표에 경고등이 켜진 가운데 북핵 리스크까지 덮치는 등 잇단 악재 속에서 경상수지가 흑자로 돌아선 것은 일단 반가운 일이다. 지난달 경상수지는 13억7,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석 달 만의 흑자이자 지난해 11월의 22억달러에 이어 10개월 만에 최대치다. 경상수지 흑자는 수출호조로 상품수지 흑자는 늘어난 반면 여름철 휴가 시즌 등이 끝나면서 서비스수지 적자 규모가 상대적으로 축소된 데 힘입은 것이다. 상품수지 흑자는 32억4,000만달러로 전월보다 두 배 이상 증가했으며 서비스수지 적자는 16억6,000만달러로 4억3,000만달러 줄었다. 한은은 올해 전망치인 40억달러 흑자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10월 이후 다소의 진폭은 있겠지만 수출호조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에 따른 것이다. 문제는 흑자를 기록하더라도 그 규모가 과거에 비해 형편없이 쪼그라드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경상수지 흑자는 2004년 281억달러, 2005년 165억달러를 기록했는데 올해는 고작 지난해의 4분의1 수준에 그치는 것이다. 경상수지 악화는 투자여력과 국민총소득 감소를 가져와 고용과 소비부진의 원인으로 작용한다. 그만큼 우리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 빠져들고 있다는 이야기다. 더욱 심각한 것은 정부에서조차 내년 경상수지가 적자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할 만큼 앞으로의 수출환경이 우리에게 우호적이지 않다는 점이다. 고유가 행진은 다행스럽게도 일단 진정국면에 들어섰지만 환율사정은 여전히 안 좋다. 원ㆍ달러 환율은 다시 940원대로, 엔화에 대한 원화 환율도 790원대로 떨어졌다. 수출시장에서 일본과 경쟁하는 제품이 많다는 점에서 원ㆍ엔 환율 하락은 특히 우려되는 일이 아닐 수 없다. 밖에서 벌어오는 돈보다 나가는 돈, 특히 소비성 지출이 많으면 경제회복은 힘들다. 해외 소비를 국내로 돌리고 기업들의 경영 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 정책 노력과 기술 개발, 생산성 향상 등 기업 스스로의 경쟁력 강화 노력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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