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동반성장지수가 발표된 74개 기업중 홈플러스, 현대백화점 등 8개 기업이 낙제점인‘개선’ 판정을 받으면서 ‘대기업 줄세우기’논란이 재연되고 있다.
27일 동반성장위원회의 ‘73개 대기업 동반성장지수 평가결과’에 따르면 홈플러스가 2년 연속 ‘개선’ 등급을 받은 것을 비롯 현대백화점, 현대홈쇼핑, 코오롱글로벌, CJ오쇼핑, KCC, LS산전, STX중공업 8개사가 꼴찌의 불명예를 안았다.
이에대해 재계를 중심으로 동반성장지수 발표에 대해 불만의 목소리가 높아지는 분위기다. 협력사와 상생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음에도 삼성 등 자금력이 풍부한 초거대기업들과 서열을 매기다 보니 뒤처지는 것처럼 보인다는 지적이다. 재계 관계자는 “동반성장지수에 포함된 대기업들은 다른 대기업이나 상위 중견기업에 비해 동반성장에 열심인 곳이 많다”며 “오히려 문제가 있는 기업으로 오인될 소지도 많다”고 지적했다. 그는 “업종과 기업 규모에 따라 기준을 달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KCC 관계자는 “지난해 평가대상 업체에 처음 포함되면서 이미 평가를 받아온 업체에 비해 정보 수집 등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며 “KCC는 화학업종에 속해 있으나 건축자재를 주로 생산ㆍ판매하는 업체로서 건설업의 장기불황 영향으로 협력업체들에게 동반성장을 위해 직·간접 대출등 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불리한 점이 많았다”고 호소했다. 그는 또 “동반성장지수 평가는 일정 수준 이상으로 잘하는 기업을 밝혀 칭찬해주고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것은 좋으나, 개선 등급 기업이 반드시 동반성장 활동을 하지 않거나 문제가 있는 기업은 아니기 때문에 자칫 기업에 대한 오해를 가져올 수 있어 좀더 신중하게 발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심스레 개선을 희망했다.
이같은 비판에 대해 유장희 동반위원장은 “일각에서는 동반성장지수를 통해 기업을 압박하고 줄 세우기를 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있지만 이것은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이라며 “기업이 협력기업과 약속한 내용의 실천 상황을 객관적으로 살펴보기 위한 것이지 사업 전반의 우열을 가리는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반면 현대미포조선은 지난해 최하 등급의 수모를 딛고 올해 ‘우수’ 등급으로 뛰어올라 업계의 부러움을 샀다. 현대미포조선에 대해 정영태 동반성장위원회 사무총장 대행은 “동반위 체감도조사가 90점을 넘길 정도로 잘 나왔고, 공정위 협약평가도 90점이 훨씬 넘는 점수로 잘 나왔다”며 “현대미포조선이 거래관행을 개선하는 등 작년에 상당히 많은 노력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가장 높은 ‘우수’ 등급에는 삼성전자, 삼성전기, 삼성SDS, 현대미포조선, 현대중공업, 포스코, SK텔레콤, SK종합화학, SK C&C 등 9개사가 포함됐다. ‘양호’ 등급에는 기아자동차, 두산중공업, 두산인프라코어, 롯데건설, 롯데마트, 삼성코닝정밀 등 29개 대기업이 포함됐다.
‘우수’ 등급 기업에게는 공정거래위원회에서 하도급분야 직권ㆍ서면실태 조사를 1년 면제하고, ‘양호’ 등급 기업에는 하도급분야 서면실태조사만을 1년 면제한다. 기획재정부는 공공입찰시 가점을 부여하고, 국세청에서는 ‘우수’ 등급 기업에 모범납세자 선정시 우대(납세담보 5억원 한도 면제, 대출금리 우대 등)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