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 두레마을과 주거복지

요즘 우리는 복지라는 말을 흔히 접한다. 복지가 개인의 웰빙에서부터 국가가 국민에게 제공하는 모든 서비스에 이르기까지 포괄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복지는 한마디로 개개인의 행복과 건강이다. 국가가 이런 복지 기능을 강화하면 복지국가로 불린다. 국가의 복지 기능은 산업혁명 이후 서구 선진국가에서 비롯됐다. 복지국가 용어는 제2차 세계대전 중 전쟁국가인 독일에 대비해 영국을 복지국가로 지칭하면서 쓰이기 시작했다. 세계대전과 경제공황으로 인한 실업ㆍ빈곤ㆍ질병ㆍ불결ㆍ무지 등의 사회 문제가 국가의 개입을 초래했다. 복지국가들은 사회ㆍ의료ㆍ교육ㆍ노동ㆍ주거 등 다양한 영역에 걸쳐 국민 개개인의 삶의 기본권을 보장한다. 주거복지는 쾌적한 주거 환경과 안정된 주거 생활을 보장해 인간 생존에 필요한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복지이다. 따라서 다른 유형의 복지보다 훨씬 체감적이다. 궁극적으로 주거복지의 기본적 구성 요소는 주거의 경제적ㆍ사회적 안전 보장이다. 주거의 경제적 안전 보장은 최저 수준의 주거를 저렴한 비용으로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주택을 직접 공급하거나 주거비를 지원해주는 것을 의미한다. 국민임대주택과 같은 장기임대주택의 공급과 주거비 바우처 등이 예이다. 복지국가에서는 공공임대주택 비율을 전체 주택 재고의 20%로 유지하면서 주거비를 보조한다. 주거의 사회적 보장은 잦은 이사나 퇴거 걱정이 없는 안정된 주거 생활을 통해 각 개인이 서로 도움을 주고받는 상호의존적인 연결망을 구축하는 것을 의미한다. 정서적 일체감을 바탕으로 서로 융합해 생활하는 공동사회, 즉 게마인샤프트(Gemeinschaft)를 일컫는다. 오늘날 정보화ㆍ세계화로 인해 이러한 기능이 많이 약화됐다고 하지만 그 중요성은 사라지고 있지 않다. 지난 20세기의 산업화와 도시화는 치열한 생존경쟁사회인 이익사회(Gesellschaft)를 야기했다. 그 결과 주거복지가 필요한 인구수는 전례 없이 크게 증가해 이들을 위한 주거복지사업은 확대되고 다양화하고 있다. 21세기의 주거복지는 사회통합적 차원에서 함께 더불어 살고 서로의 안녕을 기약하는 단계로 거듭나야 한다. 즉 우리의 삶을 자연스럽게 지탱해줬던 전통적인 두레마을을 재건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아무도 알지 못하는 독거노인의 죽음에 관한 기사를 쉽게 흘려버리는 공동사회가 돼서는 안된다. 주거복지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없는지, 그들에게 열린 마음으로 자발적으로 다가갈 수 있는지 되짚어봐야 한다. 부족함을 서로 메워주는 공동사회를 위한 주거복지는 우리 모두의 작은 관심에서 비롯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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